거듭된 ‘빅스텝’ 단행에 연 3.0%…금융시장 파급 효과 예의주시

시간 입력 2022-10-12 17:47:24 시간 수정 2022-10-12 17: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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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자수익 늘지만 대출 급감‧상환 리스크 증대
금투업계 ‘거래절벽’ 가속…보험사는 건전성 약화‧카드사 자금조달 난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올 들어서만 두 차례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가 연 3.0%가 됐다.

기준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꼭 10년 만이다. 사상 첫 빅스텝을 한 해에 두 차례나 단행한데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5회 연속 인상한 것도 신기록이다. 전례없는 금리인상 여파가 범 금융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은 금통위는 지속적인 고물가 우려와 한-미 금리차 축소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키로 결의했다.

여기에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종 기준금리를 3.5%로 보는 시장 기대치에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당장 내달 금통위에선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금융투자‧보험 및 카드업계는 당장 수익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부동산 침체 등에 대출 감소 지속될 듯…상환 리스크도 ↑

먼저 은행권에서는 당장 대출금리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에서는 차주들의 고통 경감을 위해 예대금리차 축소를 주문하고 있지만,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 전반적인 금리 상승은 피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내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주택담보대출 상단 금리가 8%대에 육박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또 5%대 신용대출 상품도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단편적으로 봤을 때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의 이자수익은 늘어난다. 한국은행이 최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소속)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약 3조3000억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한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적인 대출 수요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830억원으로 9개월 연속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감소하면서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금리 인상으로 영세 사업장들의 상환 부담도 함께 커진 점도 연체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아울러 금리 인상으로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에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은행의 수신고 또한 불어날 것이다. 최근 시중은행에서는 연 4%가 넘는 고금리 상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에 편승해 5대 시중은행의 9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44억원으로 전월 대비 30조원 넘게 늘었다.

◆금투업, ‘거래절벽’에 부동산PF 수익성도 ↓…보험사는 건전성 약화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그간 금리인상과 증시약세로 고통을 겪었던 금융투자업계는 연말까지도 힘든 시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에 몰리며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7조6956억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45.27%나 감소하며 ‘반토막’이 났다.

아울러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성 저하 및 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4.7%로 지난 2019년(1.3%) 대비 3배 가량 늘어났다.

보험업권의 경우 금리 인상이 ‘양날의 검’이다. 우선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운용 수익이 오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가 악화되는 단점도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측정하며,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보험사의 RBC 비율은 218.8%로 전년 말 대비 27.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가 갖고 있는 채권 평가액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아직 당국 권고치인 150%는 상회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가 지속되면서 하락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드업계는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사의 돈줄인 여신전문금융사채권 발행시 금리가 오른 만큼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에 필요한 자금의 70% 가량을 여전채로 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이 악화되며 카드사들은 영업점과 직원수를 줄이는 등 몸집 축소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롯데·비씨) 임직원 수는 올 상반기 기준 1만2166명으로 전년 말 대비 159명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권 전반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 상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소비자들과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업권의 고충을 당국이 이해하고 합리적인 방향의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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