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산은 이전에 여야 갈등 격화…법 무시한 졸속이전 vs 지역균형발전 차원

시간 입력 2022-10-20 17:41:00 시간 수정 2022-10-20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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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위원장 “돈, 시간 드는 일…과정따라 준비해야”
윤한홍 국힘 의원 “국가발전 위한 것…반대는 대의 무시하는 일”
강석훈 산은 회장 “정부 지침에 따라 준비하는 과정일 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이슈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일 서울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관련된 여야의 갈등이 이어졌다. 오전에는 부산 이전 이슈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공약을 파기에 대한 양측 공방이 치열해지며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은 법 개정 없이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국회를 패싱 하는 것이며, 지나친 졸속 이전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강 회장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이전을 준비하기 위한 계획을 짜는 것일 뿐이라며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 강 회장은 “정부의 지침에 준비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공공기관장으로서 더 큰 문제”라고 대응하기도 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野 “산은, 지나친 졸속 이전” 비판 이어져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 직원들은 이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데, 현재 계획은 행정입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졸속 이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 이전과 관련 추진 계획 자료를 요구했더니 ‘현재 검토된 바 없음’이라는 일곱 글자로 답변이 왔다”며 “장기적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주일도 안 돼 지방이전과 관련해 전담 조직 출범안이 나왔고 이틀 후에는 직원 열 명은 이전 추진단으로 발령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발전이라는 취지와 목적은 이해하지만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는다면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강 회장은 정부가 내린 임무에 대한 수행을 준비하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 이전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하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법 개정으로 그것을 동의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우리 산업은행의 역할은 정부가 내린 임무에 대한 수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부행장 중심으로 국회의원을 직접 찾아가 설득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이전 및 부울경 메가시티 공약 파기와 관련해 산은 이전의 문제점을 비난했다. 또 예산편성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산은 측에서 받지 않았다는 언급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실 이전에 대해 처음에는 496억원이 든다고 했으나 지금 1조원 넘는 비용이 예상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공약으로 삼았던 부울경 메가시티 공약을 파기했는데 산은만 이전한다고 지역균형 발전이 될지 의문이 드는데, 큰 그림도 없는 상태에서 이전한다고 뭐가 이뤄지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은 부울경에 대한 국가정책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은 이전만으로 경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공감하면서도, 산은은 금융위 허락 없이는 움직이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산은 본점의 소재지는 서울특별시라고 명시돼 있는 만큼 법 개정을 논의하기도 전에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 본점은 서울특별시에 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법에 의하면 산은은 서울에 본점을 둬야 한다고 돼 있으며, 이전한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 이전에서 나아가 사옥을 45층으로 짓겠다, 4500억원에 사업비를 들이겠다는 계획서가 있는데 이 비용은 산업은행이 내는 것이냐”라며 “부산 이전의 목표가 지역 균형 발전이라 한다면 단순히 부산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국책은행으로서 고민과 토론 없이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맞느냐”라고 언급했다.

그는 “새 정부가 출현하기도 전에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것”이라며 “제대로 법을 지키라고 대통령과 정부를 먼저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왼쪽)이 20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을 대표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김 의원에 제출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계획’에 따르면 금융위와 산은은 지난 4월 부산시와 이전 실무협의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산업은행 본점의 핵심기능을 부산으로 이전하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서울 잔류가 불가피한 업무를 선별해 잔류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본점의 핵심기능을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두고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이 법 위반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 회장은 “정부는 정부의 방침이, 국회는 법 개정을 논의하고 산은은 국회의 논의를 따르는 등 각 파트가 맡은 역할이 다르다”라며 “법이 개정되기 전에 준비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 파트의 역할을 언급했는데, 이전을 준비하는 것이 산업은행의 역할인 것이냐”라며 “이전 지원단 구성과 관련한 비용이 들어가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절차에 대한 당위성이 필요하다는데는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이전 주체의 입장에서 법 개정 전 이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 차원에서 특별히 무언가를 한 것은 아니고, 관련 구상 중 의견을 나누는 상태일 뿐”이라며 “이전 지원단은 기존 직원들로 구성한 것이며, 인원을 재조정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가을에 입법이 통과될 수도 있는데, 산업은행 차원에서는 여러 가지 사안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산업은행을 이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혜련 정무위원장도 강 회장이 무리하게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하려는 것을 지적하며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이 더 많은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 했다.

백 위원장은 “무리한 사전 정지작업이 오히려 산은의 부산 이전과 관련한 갈등을 더 부추기고 이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시간과 돈, 노력이 소모되는 일인데 갈등만 부추기고 실제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것이 날아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일부 의견이 갈렸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6월 현재 혁신도시가 전국에 10여개 정도 생겼으며, 현재 공공기관 이전은 혁신도시를 포함해 153개 이뤄졌다”며 “100여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할 때 노조에서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것을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산은 이전에 대해 공약했는데 이를 노조에서 왜 반대하는 것이라 생각하느냐”라며 “이를 반대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이며, 국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무시하는 태도인 만큼 강 회장이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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