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R비율 정상화 연기’ 한숨 돌린 은행권…시장 미칠 영향은

시간 입력 2022-10-21 17:10:36 시간 수정 2022-10-21 17: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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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연말 예정이던 LCR규제 정상화 내년 6월로 연기
유동성자산 발등 불 떨어진 은행권 회사채 발급 ‘광풍’ 잠재우나
자금시장 불안정성 지속…고금리에 시장 미칠 영향 한정적일 수도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LCR(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규제 정상화 조치를 내년으로 미루면서 그동안 유동성 확보에 전전긍긍하던 은행권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LCR은 금융기관의 향후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 비율을 말한다. 규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 등 금융권은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 속에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았다. 

21일 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당초 연말로 예정돼 있던 은행권 LCR 규제 정상화를 내년 6월 말로 연기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 시장 내 자금경색이 가시화되면서, 금융시장 안정화의 일환으로 당국이 ‘증권시장안정펀드’ 가동을 앞둔 가운데 은행권이 부담을 호소하면서 실시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전 금융위의 LCR비율 규제는 100%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85%까지 인하됐으나, 올 7월부터 단계적으로 인상에 나서며 정상화에 나섰다. 현행 92.5%인 LCR 규제 비율은 이전 연기 조치로 내년 6월까지는 유지될 예정이다.

4대 시중은행의 LCR비율은 지난 2분기말 기준 KB국민은행이 91.63%, 신한은행이 94.47%,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93.19%, 95.65%인 것으로 공시됐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은 모두 현행 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는 만큼, 일단은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그간 은행들이 유동성자산을 수혈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발급했던 은행채 발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 올 들어 은행권의 회사채 발행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초부터 21일 현재까지 발행된 은행채는 170조69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기 50조7600억원 대비 235%나 급증한 수준이다. 올 들어 회사채시장 전반이 예년 대비 침체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치는 더욱 이례적이다.

문제는 은행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만큼 코픽스 금리상승 압력도 함께 커진다는 것이다. 코픽스 자체에 은행이 취급하는 수신상품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올 들어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두 번이나 단행하면서 전체적인 금리가 오르기도 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코픽스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은행들이 LCR비율 정상화를 앞두고 유동성자금을 급하게 확보하는 데 나선 것도 영향이 있다.

실제 코픽스는 지난 1월 17일 종가 기준 1.69%였으나 9개월 후인 이달 17일에는 3.4%까지 올라 총 1.71%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금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금시장 불안정성이 상당한 수준인 데다, 이미 기준금리가 크게 올랐고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 단행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발표가 있었던 만큼 실제 은행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유동자금 확보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면서 은행의 투자활동에도 여유가 생기고 수익성에도 일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다수의 은행들이 LCR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해 오고 있던 데다 금리 상승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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