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대출 외면하는 대형 저축은행, 서민 대출 장벽 더 커진다

시간 입력 2022-11-02 07:00:05 시간 수정 2022-11-01 17: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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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출 32% 늘었는데 소액대출은 뒷걸음질
페퍼·SBI저축은행만 소액대출규모 큰 폭으로 늘려
일부 저축은행 신규 대출 중단…저신용자 타격 커질 전망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대형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소액신용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금리가 덩달아 오르자 리스크 부담이 큰 대출부터 줄여온 영향이다. 최근 부동산PF 리스크 위험이 급증하자 건전성 관리에 나선 일부 저축은행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면서 저신용자의 신용대출 문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 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상반기 소액신융대출 규모는 총 5468억원으로 전년동기 5500억원보다 0.6% 줄었다. 이는 전체 대출이 32조2540억원에서 43조5010억원으로 34.8%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페퍼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제히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2분기 102억원에서 올 2분기 183억원으로 78.4% 늘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SBI저축은행은 1513억원에서 2028억원으로 33.9% 증가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페퍼저축은행 모바일 앱을 통해 출시한 비상금 대출 영향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소액신용대출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웰컴저축은행으로 1212억원에서 923억원으로 23.7% 줄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전년동기보다 각각 13.9%, 12.3% 감소한 440억원, 1894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소액대출이 감소하는 건 조달 금리가 크게 인상된 영향이 크다. 저축은행은 주로 예·적금을 통해 대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데 최근 기준금리가 크게 인상하면서 저축은행이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조달 부담이 한층 가중된 상황이다. 현재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5.42%로 전년동월(2.26%)보다 3%포인트(p) 넘게 증가했다.

조달금리가 급격히 오른 데다 저축은행의 법정최고금리가 20% 이내로 제한되자 리스크 부담이 큰 소액신용대출부터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가 커지가 유동선 관리에 나선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심사 기준을 높이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SBI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도 자체적으로 내부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중단되는 ‘컷오프 현상’도 감지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35곳의 금리 20%이하 대출 비중이 전년동월 33.3% 대비 11.3%p 감소한 22.3%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대출 금리가 높은 점으로 봤을 때 저신용자의 대출 장벽이 더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데다 최근 강원도의 레고랜드 지급보증 거부 사태로 자금 경색 위험도가 커지면서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 부담이 커졌고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저축은행 역시 대출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유동성이 낮아질 경우 서민들에게 필요한 대출의 장벽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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