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4연속 자이언트 스텝…韓 기업·가계 ‘자금난’ 가중

시간 입력 2022-11-03 17:20:50 시간 수정 2022-11-03 17: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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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4번째 자이언트 스텝 단행…한-미 금리 격차 1%포인트로
기업 수출·판매 차질 심화 예상…은행권에는 상환 리스크 ↑
금융투자·보험사 등 자금 수급 더욱 어려워질 듯…당국 대책 필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지난 2일(현지시간)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 국내 경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올해 이후 줄곧 제기돼 온 한미 금리차로 인한 자금 유출 가능성이 심화된 점과 자금 수급 어려움이 당면과제다. 기업 대출이 크게 늘어난 은행권도 건전성 리스크 이슈가 크게 대두됐다. 증권, 제2금융권 또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4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목표 범위는 연 3.00~3.25%에서 3.75~4.00%로 0.75%포인트 인상됐다.

현재 3.00%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는 상단 기준 1.00%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고금리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말부터 내년 1분기까지 핵심 품목들의 상승 압력 완화 시그널, 인플레이션 정점이 확인된다”며 “내년 2월 마지막 금리인상을 끝으로 3월 금리인상의 멈춤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금리차 속 자금 유출 우려…기업 타격에 은행권도 리스크 ↑

한미 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원화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이 국내 시장에서 빠져나갈 우려가 커진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되면 고물가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재차 ‘빅 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예상하는 분위기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간담회에서 기준금리의 최종 상단을 3.5%까지 보며,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기간을 향후 3개월 가량으로 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만약 이번에 금통위가 빅스텝을 단행하게 되면 기준금리는 3.5%이다. 당초 예정보다도 가파른 인상 속도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수출 타격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심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대출 이자 증가는 물론 물가인상으로 국내외적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된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시중은행들의 리스크 또한 증대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이자수입이 올라가지만, 차주들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 기업대출이 늘어난 점은 이런 리스크를 더욱 심화시킨다. 올 들어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모두 은행으로 향하면서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지난 9월말 기준 1155조5000억원 규모에 달해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9월 기준 역대 최고 규모를 찍었다.

◆금투업계‧2금융권도 고금리 직격탄…금융당국 추가 대책 필요할 듯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업계와 보험, 카드 등 2금융권에 미칠 타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심각한 수준의 자금난을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들 업권은 더욱 ‘추운 겨울’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여러 대안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속되는 업황 악화로 중소형 증권사인 케이프투자증권은 최근 일부 본부를 폐지하고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거래 절벽’이 될 정도로 예탁금이 급속도로 감소 중이다. 향후 금리가 오르면서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흥국생명은 오는 9일 예정됐던 5억달러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자금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 2017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일반적으로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는 금융사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향후 우리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경계감을 유지하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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