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증권사 손익…메리츠증권만 늘었다

시간 입력 2022-11-21 07:00:08 시간 수정 2022-11-18 15: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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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17곳 누적 영업익 5조…전년比 48.0%↓
메리츠證, 영업익·순익 모두 증가…증권사 중 ‘유일’
3년간 실적 개선 돋보여…4분기 부동산 PF 사업 ‘주목’

올해 들어 금리 상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 비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계속되며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메리츠증권만이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증가세를 보이며 실적 점프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 14일까지 2022년 3분기(7~9월) 실적을 공개한 337개 기업 실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전년 대비 일제히 반토막 났다.

17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총합은 5조1302억원, 순익 총합은 4조33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8.0%, 44.8% 감소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메리츠증권만이 올해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모두 개선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누적 영업익 8234억4200만원, 순이익 6582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7%, 11.0% 증가한 금액이다.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 속에서 3년간 꾸준히 실적을 개선해 온 점도 주목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0년 3분기 영업이익 2080억5300만원을 거둔 데 이어 2021년 2402억2200만원, 올해 2476억 5400만원으로 실적을 올렸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0년 3분기 1624억8500만원 △2021년 1911억7700만원 △2022년 2174억3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이밖에 신한투자증권은 사옥 매각 분에 따라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60억8700만원, 5702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2%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47.0% 감소했다.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한 15곳의 증권사는 누적 손익이 전년 대비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큰 증권사는 △유안타증권(-87.5%) △DB금융투자(-78.9%) △대신증권(-69.2%) △이베스트투자증권(-66.4%) △한화투자증권(-65.5%) 순이었다.

아울러 당기순이익은 △DB금융투자(-84.2%) △한화투자증권(-83.9%) △유안타증권(-87.5%) △NH투자증권(-68.5%) △이베스트투자증권(-66.4%)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올해 들어 증권업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금리 인상에 따라 투심이 악화되며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수탁수수료가 감소하고, 부동산 시장 한파에 따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역시 주춤한 탓이다.

주식 투자의 열기를 나타내는 투자자예탁금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월 평균 투자자예탁금은 49조55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6조9640억원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월 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 이하를 기록한 건 2020년 7월 46조5090억원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4분기 역시 업계 전반적인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4분기 실적은 유동성 리스크의 안정화 여부와 보유 비시장성 자산의 재평가 손상 여부, 보유 부동산 PF 대출의 신용 리스크 발생 여부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거래대금 감소뿐 아니라 부동산 PF에서 대손비용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고 있는 메리츠증권 역시 안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타사 대비 부동산 PF 비율이 높아 여전히 우려가 큰 실정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딜과 관련, 수익보다는 안전성을 중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안전한 상환이 가능해 4분기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재 95% 선순위, LTV 50%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10여년 넘게 디폴트 난 건이 없다”며 “신규 딜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리스크를 철저히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리츠증권은 건설 중인 부동산을 차질 없이 준공 완료할 수 있도록 자본력과 시공능력이 튼튼한 A급 시공사와 책임준공을 약정하거나, 금융지주계열 신탁사가 준공을 보장하도록 딜을 구조화했다”며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선순위 대출인 만큼 안전한 상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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