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중·장기 자금 안정성 ‘역대 최저’…자금조달 막는 당국 정책에 곤혹

시간 입력 2022-11-25 07:00:08 시간 수정 2022-11-24 17: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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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시중은행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
은행채 발행 최소화에 자금조달 가로 막혀
중·장기자금안정성 연이어 후퇴…자금 확보 고민 커져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경색이 심화하자 당국이 은행채 발행 최소화도 주문한 상황이라 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유동성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이 후퇴하고 있어 은행권의 딜레마도 심화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잇따라 ‘수신금리 인상 자제’ 기조를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법을 고민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어 14일 은행권 금융시장 점검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 경쟁 자제 메시지를 전했다.

금융감독원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최해 “금융회사의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금리 과당경쟁에 따른 역머니무브가 최소화되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기조에 시중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채권시장 자금 경색으로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라는 주문에 따라 이를 최소화한 데 이어 수신금리 인상 자제 요구로 예수금 확보에 걸림돌이 생긴 상황이다. 

4대 시중은행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추이. <자료=금융감도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리스크 가능성도 더 커질 전망이다.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중·장기 자금 안정성을 보여주는 NSFR은 올해 상반기 기준 106.71%로 전년동기 대비 3.72%p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NSFR은 금융권의 중장기 유동성 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1년 내 유출 가능성이 큰 부채를 충족할 수 있는 장기 안정적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은행이 영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을 많이 확보할수록 NSFR이 커진다.

시중은행별로 국민은행이 109.84%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106.90% △신한은행 105.99% △하나은행 103.73%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100%)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자금조달 여건 약세가 지속될 경우 자금 안정성을 담보할 여력도 그만큼 축소된다.

실제 리스크 발생시 영업활동에 필요한 고유동성 자산을 분류되는 안정자금가용금액이 지난해 상반기 1050조원에서 이듬해 1091조원으로 3.9% 증가할 동안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은 964조에서 1022조원으로 6% 늘어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다.

특히 채권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의 대출을 통해 운영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은행의 고유동성 자산이 감소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자 금융지주는 매주 진행되는 ‘은행권 시장점검 실무 테스크포스(TF)회의’에서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유동성 규제인 NSFR을 비롯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완화해달라고 건의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에서는 국제적 기준을 이유로 규제 완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NSFR 등 유동성 지표가 당국 규제 이상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자금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에서도 은행의 애로사항에 대해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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