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앞에 선 농협금융지주 회장직, 차기 계열사 대표 인사도 ‘흔들’

시간 입력 2022-12-07 17:42:01 시간 수정 2022-12-07 17: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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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환 회장 올해 임기 만료, 임추위 경영승계절차 돌입
차기 회장에 관 출신 친정부 인사 거론…관치금융 확산 우려

금융사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관치금융의 그림자가 NH농협금융지주에도 드리운 분위기다. 그간 성과에 힘입어 연임이 낙관된 손병환 회장 대신 차기 회장으로 관료 출신의 친정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는데다가 외풍 논란 속 계열사 대표 인사의 교체 가능성까지도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4일부터 지주 회장과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벤처투자 등 3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권준학 농협은행장, 김인태 농협생명 대표, 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의 임기가 오는 31일 만료되는 데 따른 절차다.

지배구조 내부규범 상 최고경영자 임기만료일 40일 전까지 위원회가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함을 원칙으로 하는 데다 경영승계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추천절차가 마무리 돼야 한다. 아울러 이사회 규정에 따라 회장 후보자를 주주총회 소집 공고일 7일전까지 이사회에 통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르면 다음 주 초 회의를 개최하고 차기 농협금융 회장 단독 후보 등을 확정할 전망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손병환 지주 회장의 연임이 유력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2조291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역시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확실시 된 까닭에서다.

농협금융의 올 3분기까지 순익은 전년 동기 1조8247억원 대비 8.1% 증가한 1조9717억원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강점을 지닌 손 회장의 안정적 리더십과 수익성을 극대화 한 경영 전략이 이 같은 성과를 내는데 주효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 때문에 과거 김용환, 김광수 등 전임 지주 회장들처럼 2년의 임기 후 1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지난 2020년 12월 김광수 전 지주 회장이 임기 기간 중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따라 지난해 초부터 지주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손 회장은 역대 두 번째 내부 출신 수장이다. 농협중앙회 입사 후 지주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거쳐 2020년 3월부터는 농협은행장으로 활동했다.


(왼쪽부터)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 차기 회장에 관 출신 거론…친정부 대표 인사로도 손꼽혀

그러나 최근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 임추위가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현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을 낙점했다는 말이 돌고 있는 형국이다.

농협금융지주의 인사는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막강하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이성희 중앙회장이 새 정부와의 우호적 관계와 소통을 위해 차기 지주 회장에 다시 친정부적 인물이자 관료 출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간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012년 출범 이후 신충식 초대 회장과 손 회장을 제외하고 줄곧 관료출신의 금융전문가를 영입해왔다. 신동규, 임종룡 전임 회장은 행정고시 14회 동기이며 김용환 전임 회장은 23회, 김광수 전임 회장은 27회 출신이다.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석준 전 실장은 행정고시 26회이자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활동 및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맡은 최측근 인사다. 이에 정부 출범 이후 경제부총리와 산업은행 회장으로 거론되기도 했을 정도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역임했으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기획재정부 2차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실제 올해 새 정부 출범 후 금융기관과 협회장들이 대부분 관료 출신으로 선임됐다는 점 역시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더한다. 세부적으로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행시 27회)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행시 34회)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전 금감원 부원장보)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행시 26회) 등은 모두 관(官) 출신이다.

(왼쪽부터) 권준학 농협은행장, 김인태 농협생명 대표, 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 <사진=농협금융지주 각 계열사>

◇ 지주 회장 이어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까지 ‘솔솔’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당초 연임이 기대됐던 손 회장에서 이 이사장으로 교체될 경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계열사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권준학 농협은행장과 김인태 농협생명 대표의 경우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비롯한 다양한 경영 성과에 힘입어 연임이 예측됐으나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수장 중 그간 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각각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과 나동민 전 농협생명 사장이 유일하다는 점 역시 인사를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다.

농협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1조4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375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농협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익은 1142억원에서 2421억원으로 112% 늘었다.

올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 5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 역시 새로운 인사로 교체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농협은 중앙회장의 입김에 따라 계열사 대표의 거취가 결정돼왔던 조직”이라며 “아직 회장 후보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나기 이전인 만큼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관치금융 추세를 피해갈 것이라 낙관하기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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