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씨티은행 서울지점 입행…30년간 ‘기업금융’ 분야 매진한 전문가
2020년 민간은행 첫 여성 행장 올라…시장 우려 불구 기업금융 수익 큰 성장
‘기업금융 전문가’이자 국내 민간은행에서 첫 여성 행장으로 이름이 알려진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임기 2년째를 맞았다.
국내 리테일 부문에서 우량 차주 보유로 명성이 높았던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이니만큼 리테일 철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았지만, 이를 불식시키듯 씨티은행은 최근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빠른 수익 성장을 보이고 있다.
1964년생인 유 행장은 이화여자대 영어교육과 학사 졸업 후 서강대 MBA,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1987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 기업심사부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이후 기업심사부, 다국적기업부, 기업금융상품본부 등을 거쳐 2009년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에 올랐다. 2014년 JP모건체이스은행으로 잠시 옮겼으나, 이듬해 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으로 복귀했다.
유 행장의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30년 이상 기업금융 관련 부서에서만 근무하며 경력을 쌓아 온 ‘기업금융 전문가’다.
때마침 씨티은행은 국내 리테일 금융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기업금융에 주력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짜게 된다. 기업금융 전문가인 그는 새로운 변화의 판을 이끌 ‘적임자’로 손꼽히며, 2020년 10월 국내 민간은행 최초로 여성 행장에 올랐다. 이후 2년 넘게 씨티은행을 이끌어오고 있다.
유 행장 취임 다음해인 2021년 4월 모회사 씨티그룹은 한국 등 13개국에서의 소비자금융 사업 출구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과 함께 시장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WM(자산관리)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해 온 씨티은행이 리테일 철수로 인해 전체 이익과 수신 안정성 측면에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실제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 지출로 지난해 씨티은행은 796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말았다. 직원 21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 비용만 1조1920억원에 달한 탓이었다.
시장의 우려는 더 커졌다. 기업금융조차 이미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목하고 있는 ‘레드오션’이라, 씨티은행이 국내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 행장은 씨티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ESG에 방점을 둔 기업고객 영업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 결과, 씨티은행은 금리 인상기 기업금융 수요 증대, 인건비 감축에 따른 비용 효율화로 수익 회복에 성공했다. 올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으로 1392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본격적인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약 38.5%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업금융 부문의 순이자이익은 2444억원, 순이익은 16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93.4%, 53.8%씩 증가했다.
내부적으로는 유 행장의 리더십에 대해서 씨티은행 임직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씨티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설문조사인 ‘VOE(Voice of the Employee)’ 결과에 따르면 90%의 임직원들이 리더십 원칙, 윤리경영 등 여러 분야에서 긍정적인 조직문화가 이뤄졌다고 답변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유 행장은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를 진행하는 가운데 조직의 큰 변화를 뛰어 넘어 탁월한 리더십으로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냈다”며 “2023년 한국씨티은행의 테마인 ‘One Citi, One Team’ 아래 임직원들이 효율적으로 협업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유 행장은 1년 남짓 남은 임기 동안 소비자 타격을 최소화하며 국내 리테일 철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 성장세를 증대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당시 유행장은 “올 3분기 기업금융 부문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수익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선도 은행의 입지를 공고하게 다지고 있다”며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산 시스템과 인재 개발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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