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지주 수장, 3고 현상 속 ‘리스크 관리’ 한 목소리
“내실 있는 성장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것”

(왼쪽 상단부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그룹 회장 <사진=각사>
국내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2023년 계묘년의 주요 키워드로 ‘내실 경영’을 꼽았다.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경제 위기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선제적인 위험(리스크) 관리를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루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포부에서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지난 3일 발표한 국내 10대 그룹의 2023년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기’라는 단어는 사용 빈도수 4위(29회)에 랭크됐다. 최근 3개년 중 10위권 내에 ‘위기’가 자리한 적은 없었다.
비슷한 단어인 ‘어려움’이라는 단어 역시 사용 빈도 기준 15위(17회)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5대 금융지주 수장 역시 신년사에서 거듭 ‘위기 상황’임을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한 해 뜻 깊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더욱 험난한 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현상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우리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글로벌 경제는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원자재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국내 경기도 이러한 영향으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강대국의 패권경쟁은 격화되고 있고 글로벌시장의 자국우선주의는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 산적한 과제를 더욱 난해하게 만들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업의 본질적인 위기라 할 수 있는 각종 지표와 시장의 변동성 확대, 인플레이션의 심화와 경기침체 전망에서 파생된 건전성과 유동성 이슈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또한 “올해 전 세계적으로 시장 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기대보다는 불안감 속에 한 해를 시작하게 됐다”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로벌 최고 금융회사 CEO들이 한 목소리로 걱정하는 R(Recession, 경기 후퇴 초기 국면의 침체 상태)의 공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우려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별도의 신년사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일 취임 후 첫 출근길에서 기자들에게 “올해 많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각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5대 금융지주 수장들은 이 같은 경제 위기 상황의 극복 방안에 대해 한 목소리로 ‘내실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종규 회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당장의 이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는 곧 기회”라며 “내실이 강한 기업은 위기에 더 강한 만큼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사업영역 확장 기회를 꾸준히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손태승 회장도 “올 한해 불확실성 대응 리스크관리 강화 및 내부통제 체계 정교화는 모든 금융권의 기본 중의 기본 전략일 것”이라며 “상반기까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유동성 관리에 집중하여 체력을 적절히 비축하는 내실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 역시 “수익과 규모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신한과 동행하는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가 함께 성장하는 것인데 이는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자”고 선포했다.
함영주 회장도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올 한해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준 회장은 “농협중앙회 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금융지주회사로서의 내실을 다지고 실질적인 금융지주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전 정신으로 위기 상황을 적극 개척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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