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선제 도입하는 현대카드…제2의 코스트코 효과 노린다

시간 입력 2023-02-07 07:00:03 시간 수정 2023-02-06 17: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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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애플페이 ‘독점→우선계약’ 전환
코스트코 선례 남긴 현대카드, 애플페이 덕 볼까
“젊은층 중심으로 점유율 제고 기대”

애플페이가 이르면 내달 초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당초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독점권을 내걸고 사업을 준비해 왔던 만큼 서비스 개시 이후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빠른 사업 시행을 위해 배타적 사업권을 포기한다고 해도 현대카드가 우선적으로 계약을 따내는 조건을 얻어낸 만큼 최근 주춤하는 실적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애플페이에 서비스 도입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하고 타 카드사 또한 애플페이 도입이 가능토록 한 것이 골자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 등을 고려한 결과,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전 카드사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와의 계약에서 배타적 사용권 조항을 빼는 조건을 포함했다. 앞서 현대카드는 애플과 배타적인 거래를 위한 계약 목적으로 ‘근거리 무선 통신(NFC)’ 단말기 설치비를 전액 또는 일부 보조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가맹점에 카드 단말기를 무상 제공하는 행위가 ‘리베이트’로 간주되며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는 독점계약 조항을 포기하고 우선계약으로 전환했다.

독점계약은 포기하게 됐으나 우선계약을 통한 시장 선점효과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의 실적 및 카드 점유율 제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7% 줄어든 2532억원으로 나타났다.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KB국민카드(15.4%) 순이다.

과거 현대카드는 개인 신용카드 판매 3위권을 유지해오다 2018년 KB카드에 3위 자리를 내어준 바 있다. 이후 2019년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 관계를 맺고 다양한 맞춤형 제휴카드 출시 전략을 펼치며 지난해 다시 3위로 올라섰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를 맺으며 전체 카드사 실적이 곤두박질 친 가운데서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롯데, 현대, 삼성, BC)의 당기순이익은 1조6464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반면 현대카드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1640억5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71% 증가했다. 이는 비씨카드(1155억8300만원, 21.02% 증가)와 KB국민카드(3138억4200만원, 10.99% 증가)를 제외하고 세 번째로 큰 증가율이다. 당시 해당 세 개 카드사를 제외하고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없었다.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비슷한 선례가 있는 만큼 애플페이 우선계약을 통한 실적 제고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현대카드가 배타적 사용 계약을 포기함에 따라 타 카드사들도 향후 애플 측과 애플페이 서비스 제휴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카드가 초반에 고객을 끌어당기지 않으면 경쟁력 크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제기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오르긴 하겠지만 생각보다 중장년층에서의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독점권까지 잃었다면 투자 대비 선점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현대카드에서 스타트를 끊는다는 점과 그간 애플페이 출시 소식을 기다리던 사람이 많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더불어 유출 과정에서 현대카드 이름이 각인된 만큼 이에 대한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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