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이석준 이어 우리금융 임종룡까지, ‘관치논란’ 실력으로 벗겨낼까

시간 입력 2023-02-07 07:00:01 시간 수정 2023-02-06 17: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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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중 두 곳, 관 출신 인사 낙점
민관 두루 거친 전문가…성과로 증명해야

5대 금융지주 중 두 곳에 관 출신 인사가 낙점된 데 따라 금융권에 드리운 관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에 이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에게 씌워진 ‘낙하산’ 오명이 지워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실적 증대와 현안 해결 등의 성과가 중요한 실정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이달 중 개최되는 우리금융지주 정기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자로 확정 결의된 후 다음 달 24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3일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손태승 회장을 이을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자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추천한 데 따른 절차다.

지난달 4일부터 임추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한 우리금융은 같은 달 18일 롱리스트로 8명의 후보를 확정했었다. 전직 우리금융 인사까지 고려할 경우 8명 중 6명이 우리금융과 관련된 후보군이었다. 이후 27일에는 임 전 위원장을 포함해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 등 4명을 숏리스트로 확정했다.

숏리스트 중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였던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으로 추천된 배경에는 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데다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NH농협금융 회장직도 2년간 수행했던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라는 판단이 있었다.

여기에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시기인 만큼 금융시장뿐 아니라 거시경제 및 경제정책 전반에 폭넓은 안목과 역량을 갖춘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가장 기대된다는 평가도 더해졌다.

특히 우리금융이 조직을 과감하게 혁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외부인사가 적합하다는 의견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 측은 완전민영화 이후 처음 진행된 회장 선임 절차인 만큼 총 6차의 임추위를 개최하는 등 임추위의 독립성을 비롯해 프로세스상 공정성,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손태승 회장의 용퇴에 있어 그간 금융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던 만큼 관치금융에 대한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번 정권 들어 국내 금융권을 대표하는 주요 금융지주사 수장의 연임이 모두 무산된 것은 물론 올 초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의 사례까지 더하면 5대 금융지주 수장 중 2명이 관 출신 인사로 꾸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왼쪽),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사진=각사>

금융권에서는 이석준 NH농협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NH농협금융의 경우 주요 포트폴리오를 모두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5대 금융지주로 분류되기에는 실적이 저조한 것이 주요 과제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조원대 순익에 머물렀다.

우리금융의 경우 적극적인 M&A(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지주사 재출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보험(현 DGB생명)을 매각하며 증권·보험 계열사가 부재한 데 따른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과 임 내정자가 관치금융이라는 타이틀 아래 섰지만, 실제 민관을 모두 거치며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라며 “복합적인 요인으로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외부적인 시각에서 대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종룡 내정자는 과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NH농협금융 회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던 경험이 있다.

이석준 회장 역시 다양한 정책 경험을 통해 실물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와 판단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AXA손해보험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경력 덕에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순한 실적 증대를 넘어서 외부적인 시각에서 내부 조직을 개혁하는 것 역시 주요 과제로 자리한 실정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그간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의 계파 갈등도 문제시 돼 왔다. 객관적 인사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이를 봉합하는 것이 외부 출신 인사에게 기대되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실제 임종룡 회장 역시 “주주총회 절차 이후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신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논란의 중심에 선 만큼 두 인사 모두 성과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일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 등 내부 조직 물갈이가 우선시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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