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언 보험개발원장 “실손 청구 간소화 채택시 기꺼이 행할 것”

시간 입력 2023-02-14 17:49:44 시간 수정 2023-02-14 17: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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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디지털 산업 전환 목표로 한 계획 발표
“보험업, 인지산업서 ‘디지털’ 산업으로 변화해야”
“보험 관련 정보 보존 중 정보 유출 등 사례 없어”

허창언 보험개발원 원장. <사진=이지원 기자>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등 ‘3고(高) 시대’에 직면한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고령화 문제까지 더해진 ‘4중고’를 타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존과는 다른 타개책이 필요한 만큼 보험업계가 과거 인지산업에서 디지털 중심의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보험개발원이 한 축을 담당하겠습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 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이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내외 복합위기에 직면한 보험산업이 디지털 중심의 새로운 100년으로 급변하고 있는 보험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허 원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발전에 따라 금융산업 역시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들 역시 디지털 혁신에 동참하지 못한다면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디지털 산업으로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보험개발원이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개발원은 이와 같은 목표를 담은 5가지의 주요 사업을 제시했다. 과거 정형화된 데이터 기반 중심에서 보험 빅데이터(Big Data)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 기술변화를 △마케팅 △상품개발 △판매채널 △언더라이팅 등 보험산업 전반에 접목해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국민의 삶을 개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빅데이터의 연계와 융합, 인슈어테크(InsurTech)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시대로 전환하는 보험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보험개발원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 정보와 타 기관의 금융·비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해 △상품개발 △고객관리 △채널분석의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를 제시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미래 신기술 확산과 기후 위기 등 환경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중심의 보험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보험개발원은 최근 10년 내 가장 큰 규모의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보험개발원은 △인슈어테크팀 △모빌리티지원팀 △AOS혁신팀 등 3개팀을 신설하고 디지털 기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재난안전의무보험 종합정보시스템과 ‘자동차수리비온라인서비스(AOS)’ 플랫폼 등 보험산업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보험개발원은 보험가입에서부터 손해사정까지 보험산업 업무 전반적으로 효율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난안전의무보험은 현재 61종 중 46개의 구축이 완료된 상황이다. 보험개발원은 나머지 15개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올해 구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 될 경우 재난안전의무보험 가입관리가 용이해져 보험사각지대가 최소화되고, 보험사고 시 신속한 피해보상이 가능해짐으로써 사회안전망으로서의 보험산업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AOS 플랫폼은 △보험사 △정비공장 △부품대리점 △유리수리업체 △렌트카 △소비자 등 자동차 보험수리와 관련한 초연결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사 간 자동연동, 과실비율 협의 등 자동차사고 과실협의 업무를 AOS 플랫폼에 기반해 디지털화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보험개발원은 올해부터 시행된 신규 회계 및 감독제도(IFRS17, K-ICS)에 따라 보험사의 건전 경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규 제도의 도입에 따라 원활한 안착을 지원하고, 보험산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재무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함이다.

최근 IFRS17 시행에 따라 장래 보험부채인 책임준비금을 결정하는 가정 산출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개발원은 개별 보험사가 부채산출 시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가정 및 가정별 추가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개별회사의 특성을 반영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허 원장은 “자사의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 체제(ORSA)에 대한 제3자 검증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 앞에서 리스크평가 모형에 대한 적정성 검증 프로그램을 고도화함으로써 개별 보험사에 적합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IFRS17와 K-ICS 등 신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보험개발원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실손 청구 관소화의 향후 방안에 대한 질의도 오갔다. 현재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는 4000만명 규모에 달하지만, 대형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진료받은 보험 소비자들은 직접 병원에 방문해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액 청구를 포기하는 소비자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실손 청구 간소화는 진료 후 의료기관이 보험금 청구 증빙 서류를 보험사에 디지털 방식으로 직접 전송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다. 앞서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할 것을 권고한 이후 매년 관련 법안이 발의돼 왔으나, 14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간 보험금 청구 중계기관으로는 건강보험지급 심사를 담당하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채택되는 것으로 논의돼 왔다. 다만 보험사에 전달되는 비급여 관련 정보를 심평원이 가운데서 집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주요 쟁점이 됐다. 다만 정부가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중계기관으로 보험개발원을 대안으로 두는 것을 추진하며 비급여 정보 집적 우려도 불식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보험개발원은 중계기관으로 채택될 경우 인력 충원과 관련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료 유출과 같은 우려에 대해서는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허 원장은 “보험개발원 입장에서는 중계기관으로 채택될 경우 인력 충원 문제 등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실손 청구 간소화가 국민들에게 유익한 제도인 것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계기관으로 채택될 경우에는 얼마든지 각오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개발원은 요율 산출 등 보험과 관련된 정보를 보존해 오면서 현재 우려되고 있는 유출이나 개인정보 오남용 등의 사고가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현재 보험개발원은 정보 유출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철저히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상태이며, 중계기관으로 채택될 경우 임직원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꺼이 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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