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경쟁 여파, 시중은행 ‘저원가성예금’ 감소…국민·우리銀 15%가량 줄어

시간 입력 2023-02-16 07:00:12 시간 수정 2023-02-16 10: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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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대 시중은행 78조원 감소…올초 감소세 이어져
고금리 예·적금로 유동성 대거 이동…자금 조달 부담 '확대'
주식·채권시장 회복 조짐…자산시장으로 ‘머니무브’ 현상 포착

<자료=각 사>
<자료=각 사>

시중은행의 기초체력으로 불리는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했다. 증시 침체에 고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에 유동성이 집중되는 ‘역머니무브’ 현상에 따른 결과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총 633조1000억원으로 전년 725조2000억원 대비 약 92조원(12.7%) 가까이 감소했다.

시중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이 174조2000억원에서 148조원으로 15% 줄어 감소폭이 제일 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4.9%, 12.9% 감소한 125조6000억원, 13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24조3000억원에서 112조1000억원으로 9.8%, 농협은행은 128조7000억원에서 116조5000억원으로 9.3% 줄어 시중은행 중 하락폭이 낮았다.

저원가성 예금은 원가가 낮은 예금으로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공짜예금’이라고 불린다. 저원가성 예금 금리의 경우 통상 연 0.1% 이내 수준으로 현재 3%대인 정기예금에 견줘 금리가 매우 낮아 은행 수익의 핵심으로 곱힌다.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한 건 정기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유동성이 이동하는 ‘역머니무브’에 따른 영향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총 일곱 번 인상하면서 예·적금 금리가 5%까지 치솟으면서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정기예금은 전년 대비 평균 25.9% 상승했다. 여기에 통장에 돈을 넣어두기만 해도 3% 고금리를 제공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까지 가세하면서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세는 올 초에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규모는 588조603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5조원 가까이 이탈했다. 이에 따라 전체 예수금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 지난해 말 기준 43%를 기록한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30%대로 내려앉았다.

주식과 채권 등 자산시장이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유동성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무브현상’도 포착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1조5218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가계와 기업 대출을 내주기 위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예금이나 은행채에 의존하는데 저원가성 예금이 줄면 그만큼 자금 조달 부담이 커져 예대마진에 타격을 주는 까닭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예대금리차 인하 압력과 조달 비용 상승으로 순이자마진 상승폭은 둔화되는 반면 금리 급등 부작용으로 인해 대손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며 “NIM 상승도 9bp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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