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자제령’에 상승재료 사라진 금융주…“금융사 주가부양 노력 무색”

시간 입력 2023-02-20 07:00:09 시간 수정 2023-02-17 17: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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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관련 KRX지수, 이달 초 대비 평균 33.03포인트 하락
‘배당 자제’ 금융당국 권고 영향…주가 상승 주 재료 사라져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배당 확대 기조를 제지하고 나선 데 따라 금융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배당 정책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지만 일각에서는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간섭은 개별사의 주가 부양 노력을 무색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 금융산업과 관련된 4개 KRX지수(KRX300금융·KRX은행·KRX보험·KRX증권)는 이달 초와 비교해 평균 33.03포인트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KRX300금융은 829.27에서 777.17으로 52.1포인트, KRX은행은 703.29에서 647.69로 55.6포인트 떨어졌다. KRX보험은 1459.27에서 1434.59로 24.68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기간 KRX증권만이 유일하게 633.52에서 633.78로 소폭(0.26포인트) 올랐다.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가 2449.80에서 2451.21로 1.41포인트 상승한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이는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과도한 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나선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대표적인 저평가주인 국내 금융주는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주요 재료로 손꼽힌다. 그러나 금융사의 배당 기조에 정부가 직·간접적 형태로 개입하는 경우 금융주의 주가가 들썩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2023년 금감원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의 배당확대와 관련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사실상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 금감원장은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는데 이 경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며 “또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일반기업과 달리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국민경제의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으므로 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및 자본여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경영 의사결정에서도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균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은행이 단순히 주주환원에만 집중한다면 최근 고금리,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하에서 고통받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공급·지원여력이 약화돼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지주나 은행 뿐 아니라 보험, 카드, 증권 등 전반적인 업종에 모두 배당 자제를 권고하고 나선 상태다.

이 금감원장은 지난달 31일 임원회의에서 “증권사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은 원칙적으로 개별 기업이 경영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배당으로 유동성에 부담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책임 있고 사려 깊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금융당국 차원에서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은행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은행별로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의견을 밝혔던 것과 상반되는 발언이다.

이 금감원장 역시 지난해 11월 28일 국내 금융업(은행) 애널리스트와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은행·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및 가격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직접 밝혔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올 상반기 중으로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골자로 하는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시행하는 점 역시 금융권의 배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사가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게 되면 배당 재원이 줄어들게 되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주주환원 규모와 배당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국내 7개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주주환원 도입을 촉구하는 공개주주서한을 보내며 ‘은행주 제가치 찾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과 주주환원책은 금융사의 자율적인 권한”이라며 “배당 확대에 따라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좋지만 주주를 보유한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금융당국의 간섭은 오히려 주가 부양을 위한 개별사의 노력을 무색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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