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지배구조 전환 나선 메리츠·교보, 미흡한 포트폴리오 확충 ‘숙제’

시간 입력 2023-02-21 17:38:02 시간 수정 2023-02-21 17:38:02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메리츠화재 이어 메리츠증권도 상장폐지 예정, 지주사 완전 자회사로 편입
교보생명, 지주사 형태로 지배구조 전환…계열사간 시너지효과 기대
주요 금융지주사와 경쟁하려면 사업 다각화 차원의 인수합병 필요

종속회사 경영을 완전 자회사 형태로 변경하는 메리츠금융지주에 이어 교보생명도 지주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보험업계가 지주사 지배구조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주요 금융지주사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흡한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 제48조에 근거해 이날부로 상장폐지됐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메리츠금융지주의 지주사 운영 전략 및 주식교환·이전결정 공시에 따라 지난 1일자로 지주사가 메리츠화재의 보통주 1억453만5112주를 포괄적 교환한 데 따른 절차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달 18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포괄적 주식교환 진행을 승인(자본시장법 417조)받은 데 따라 오는 4월 중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경우 메리츠금융지주는 주요 완전 자회사로 메리츠자산운용과 메리츠대체투자운용에 이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거느리게 된다. 메리츠캐피탈은 100% 손자회사로 종속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자회사의 지배 및 경영관리 등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지난 2011년 3월 25일 메리츠화재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후 같은 해 5월 13일에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지배기업 형태의 지주사다.

그러나 그간 주요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지 않아 주주 간 이해 상충 요소 및 의사결정의 복잡성 등이 산재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연결대상 종속기업 지분율은 메리츠화재 59.46%, 메리츠증권 51.33%다.

메리츠금융지주 측은 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해 운영할 경우 자회사 간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그룹 전반의 유기적인 재무 유연성이 발휘되고, 주주 간 이해 상충 해소를 통한 의사결정 간소화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이 확립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증권의 딜 소싱 능력과 화재의 장기 투자 구조가 결합된 사업이 진행되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 역시 극대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보생명 역시 이르면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인구구조변화,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생명보험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생명 중심의 지배구조로는 각종 법규상 제약으로 그룹의 장기성장전략 수립, 추진에 한계가 따른다는 판단에서다.

교보생명 측은 메리츠화재와 달리 완전 자회사 편입 형태는 아니지만 지주사 전환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보험을 주축으로 증권, 자산운용 외 다양한 비보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성장 기반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주요 종속기업으로 교보증권(73.06%)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100.0%), 교보자산신탁(100.0%)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동기업투자 형태로 교보악사자산운용(5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험 관련 기업들이 지주사 형태의 운영을 선언한 배경에는 관계사 간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한 중장기적인 성장동력 마련에 있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보험사를 주축으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구상에서다.

실제 보험업의 경우 자회사 업무 범위가 제한적인 만큼 사업 다각화에 어려움이 있지만 지주사의 경우 포트폴리오 확충이 보다 자유로운 만큼 자본 조달을 통한 관계사 투자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을 주요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들은 수익구조에 있어 은행의 이자수익 의존도가 크지만 비은행 지주사들은 사업 구조가 보다 다각화됐다고 평가되고 있다”며 “각 부문별 외형 및 이익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계열사 간 고른 성장 역시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이 주요 금융지주사와 경쟁할 수 있는 종합금융지주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등을 주력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 증권사, 신탁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부족한 보험 포트폴리오 확충은 물론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저축은행이나 여전사 등의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지배구조화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종합 금융지주사로서의 포트폴리오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력 자회사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를 다변화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의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