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대율 ‘숨통’ 100% 아래로…농협은행 대출여력 가장 안정적

시간 입력 2023-02-23 07:00:13 시간 수정 2023-02-22 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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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대 시중은행 예대율 95%…전년比 2%p 하락
금리 인상으로 수신고 넉넉해 대출 확대 ‘주목’…건전성 이슈는 걸림돌

<자료=각 사>
<자료=각 사>

지난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금 잔액을 나타내는 예대율이 100% 아래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수신금리가 덩달아 오르면서 자금이 쏠린 영향으로 보인다.

예대율 감소로 시중은행의 대출 여력이 확대된 가운데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올해 대출 문턱이 낮아질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95.07%로 전년 97.48% 대비 2.41%포인트(p) 하락했다.

통상 은행들은 예대율을 100%가 넘지 않도록 유지한다. 은행이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를 위해 대출을 내주면 그만큼 예금 잔액을 확보해야 하는데 예금으로 유입된 자금보다 대출이 더 많을 경우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는 까닭이다.

그렇지만 예대율이 너무 낮아도 자금을 대출 사업에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은행은 수익성 관리를 위해 규제 비율인 100%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시중은행 별로 예대율을 살펴보면 농협은행이 89.65%로 가장 낮았다. 신한은행은 전년보다 3.3%p 감소한 95.8%를 기록했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4%p, -2.6%p 감소한 96.8%, 96%였다. 2021년 예대율이 100%가 넘었던 국민은행은 작년 97.1%로 내려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시중은행의 예대율이 이처럼 일제히 감소한 건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유동성이 은행의 수신고로 쏠린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일곱차례 인상하면서 지난해 말 예·적금 금리 역시 최대 6%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의 원화예수금은 1546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화대출금이 1400억원에서 1499억원으로 3.5% 증가한 것과 견줘 속도가 가팔랐다.

예대율이 떨어졌다는 건 시중은행이 대출에 나설 능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출 여력을 확보한 만큼 올해 대출 문턱을 낮출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 전망지수는 13으로 지난해에 이어 플러스(+)를 나타냈다.

가계주택 관련 대출태도는 지난해 4분기 19에서 올해 1분기 28로 상승했으며 대기업 대출태도는 마이너스(-)6에서 6, 중소기업은 6에서 11로 각각 상승했다. 한은은 대출 증가율 둔화, 금융기관 간 경쟁 심화로 주택자금 대출 중심으로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대출의 경우에도 예대율 규제 완화에 따른 대출 여력 확보로 대출 기조가 보다 유연해질 전망이다.

다만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대출 확대 부담 요인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전년 대비 0.04%p 오르며 상승 추세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확대로 취약계층이 증가하면서 여신 리스크가 심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이 90% 중반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대출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취약차주 리스크가 확대되는 양상이라 시중은행이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출을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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