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신용카드 1555만장⋯휴면 비중 38.5% 비씨카드 가장 높아

시간 입력 2023-02-23 07:00:03 시간 수정 2023-02-22 18: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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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휴면카드 수, 1555만매 기록
신한카드 휴면카드 수 190만매로 ‘최다’ 수준
전문가 “환경 문제·사회적 비용 증가 불가피”

지난해 잠자는 휴면카드가 지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소비에 혜택이 집중적으로 제공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가 확대되며 초기 혜택만 누리고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카드 발급 과정에서 투입한 비용이 매몰 비용으로 전환되고, 더 나아가 고객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환경과 관련한 문제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23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휴면카드 수는 1555만5000매로 집계됐다. 휴면카드 수는 지난해 1분기 1373만6000매 수준이었으나, 2분기와 3분기 각각 1428만4000매, 1464만2000매로 지속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농협과 수협, 지방은행을 포함한 전체 카드사 19곳 중에서는 NH농협카드가 197만9000매로 휴면카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업카드사 8곳 중에서는 신한카드의 휴면카드 수가 190만2000매로 가장 많았다.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전업 카드사 중 휴면카드 비율이 가장 낮았으나, 4분기 들어 그 수가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1분기 휴면카드 수는 149만장으로, 전업 카드사 중 4번째 수준이었다. 다만 총 신용카드 수 대비 휴면 신용카드의 비중은 7.29%에 그치며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27.65% 오른 190만2000매를 기록하며 그 수가 크게 늘었다. 휴면카드 비중도 9.11%로 1.82%p(포인트) 가량 뛰었다,

이어 △롯데카드 179만5000매(1분기 대비 2.98% 증가) △KB국민카드 175만2000매(5.93%↑) △현대카드 173만매(15.56%↑) △삼성카드 152만7000매(20.81%↑) △우리카드 139만매(16.32%↑) △하나카드 124만2000매(18.40%↑) △비씨카드 58만1000매(21.29%↑) 등으로 나타났다.

휴면카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비씨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비씨카드의 휴면카드 비중은 38.5%에 달했다. 이는 같은 해 1분기(49.58%) 대비 11.08%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나, 여전히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휴면카드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PLCC 라인업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PLCC는 특정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뜻한다. 현재는 세분화한 소비자 니즈에 맞춰 항공과 완성차, 숙박, 금융투자 등 협업 분야도 다양해졌다.

PLCC의 경우 혜택이 특정 분야에 한정적으로 집중돼 있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카드를 여러 장 발급 받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초기 혜택만 누리고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하는 일명 ‘체리피커(Cherry Picker)’ 역시 늘어나며 휴면카드 역시 덩달아 증가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지난 2020년 5월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 시행도 휴면카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는 신용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이용정지가 되고, 이로부터 9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계약 해지됐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 후 유효기간 5년 내 재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휴면카드가 늘어날수록 사회적 비용이 증대될 것으로 바라봤다. 아울러 카드의 소재가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은 만큼, 환경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휴면카드가 늘어나게 될 경우 카드사는 발급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며 “아울러 보안해 취약해지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라스틱 카드가 재활용이 되지 않아 사업폐기물로 인식이 되는 만큼 환경 등 사회적 문제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사회적인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휴면카드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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