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의 자신감, 지주 유일 ‘글로벌성적표’ 공개…경쟁사들도 디지털·거점 강화 나서

시간 입력 2023-02-23 07:00:14 시간 수정 2023-02-22 18: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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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실적발표서 글로벌 사업 성적 공개
점포 경쟁력 제고 및 디지털 사업 연계 드라이브

국내 금융그룹들이 올해 일제히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국내 시장 포화로 새 수익원 발굴 필요성이 더욱 커진 데다, 정치권의 연이은 ‘이자장사’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들 금융그룹은 과거 인수합병(M&A)를 통한 현지 진출에 더해 주요 거점 별 사업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글로벌 사업 순익 43%↑…원 신한 시너지 이어간다

국내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실적발표를 통해 글로벌 사업 성적을 공개한 곳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이 글로벌 사업을 통해 거둬들인 순이익은 5646억원으로 1년 전 3949억원보다 43.0%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217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자산 규모는 2021년 4조8618억원에서 지난해 5조5174억원으로 13.5% 증가했다. 그룹 전체 자산에서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2%로 0.7%포인트 늘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국외점포별 손익 비중을 살펴보면 2019년 출범한 신한베트남은행이 3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은 22%, 신한은행 국외지점은 21%, 신한은행 중국법인은 8%로 그 뒤를 이었다. 기타 비중은 12%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은 2017년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계열사 간 협업 체계인 ‘원(One) 신한’ 전략을 도입했다.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에서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계열사가 고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진옥동 회장 체제로 접어드는 올해 역시 신한금융의 원 신한 전략은 유효할 전망이다. 기존 그룹사를 총괄하던 ‘매트리스 조직’은 해체했지만,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을 신설해 전담 업무를 세분화했다.

신한금융은 각 계열사의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강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특히 신사업부문 산하에 신설한 ‘글로벌&신사업본부’는 그룹의 글로벌 사업과 디지털 전환을 전문적으로 이끌어갈 조직으로 꼽힌다.

1월 28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발 2023’ 행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3년 3대 전략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1월 28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발 2023’ 행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3년 3대 전략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디지털 전환 역량으로 해외 영토 확장 나서

국내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실적발표를 통해 글로벌 사업 성적을 공개한 곳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다만 다른 금융그룹들도 올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들며 관련 준비에 바쁜 모양새다.

KB금융은 2023년 중장기 경영전략방향 ‘R.E.N.E.W’를 통해 글로벌·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은행, 카드, 보험 등 계열사들이 다수 진출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우선 과제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부코핀은행의 정상화다. KB금융은 지난해 약 57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 향후 부코핀은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여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추진할 3대 전략 과제 중 첫째로 ‘글로벌 위상 강화’를 꼽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25개 지역, 206개 네트워크에서의 지역별·업종별 차별화 전략을 이어가는 한편, 해외 M&A와 디지털 현지화 등도 병행한다.

글로벌 진출 후발주자로 꼽히는 농협금융은 올해를 ‘글로벌 사업 성장’ 원년으로 선포하고 △해외점포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투자 및 디지털 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추진력 강화 △글로벌 인력 전문성 확보를 위한 인력관리체계 강화 △대외 신인도 제고를 위한 글로벌 협력체계 확대 등을 중점추진사업으로 선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그간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익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얼마만큼 해소될지, 또 각 사별로 얼마나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줄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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