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잔치’ 질타 속 경영진 보수공개 앞둔 금융권…연봉킹 오를까 ‘노심초사’

시간 입력 2023-02-23 07:00:05 시간 수정 2023-02-22 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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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클로백·세이 온 페이 제도 도입 및 강화 검토
4대 금융지주 수장, 2021년 기준 총 60억 이상 수령
카드·보험·증권사 등 수장 역시 ‘부담 가중’

금융당국이 앞장서 금융권 경영진의 보수체계를 손보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연봉액 공개를 앞둔 금융사 수장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금융사의 ‘이자 장사’를 비난하는 현 상황에서는 고액의 급여를 받은 것이 오히려 질책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 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회의에서 금융사 경영진의 과도한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클로백(Claw-back) 제도 강화, 세이 온 페이(Say-On-Pay) 도입 여부 등이 제시됐다. 클로백이란 금융사의 수익 변동 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 및 삭감하는 것으로 국내 금융사에 적용된 사례는 아직 없다. 또 세이 온 페이 제도는 상장사가 최소 3년에 한 번 경영진의 급여에 대해 주주총회 심의를 받는 제도로 이미 미국, 영국 등에서는 시행 중이다.

이번 논의는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13차 비상경제민생안정회의 후속조치에 따른 것이다. 그간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권 경영진의 보수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개선방안을 찾겠다는 것이 금융당국 의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내달 중 연봉 수령액을 공개해야 하는 금융사 수장들의 부담은 크게 늘었다. 산업계 등 비(非) 금융사 경영진과 비교할 경우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국민의 고통으로 이익을 취했다고 비난받는 상황에서 일명 ‘돈 잔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3월 발표된 2021년 결산 사업보고서 기준 4대 금융지주 회장의 보수 수령액은 총 60억8300만원이다. 이 중 상여금(성과급) 명목으로 지급된 금액은 26억9900만원으로 총 보수의 44.4%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2021년~2024년의 회사 장기성과 및 주가에 따라 성과급의 지급여부 및 지급금액이 추후 확정된다는 규정에 따라 2021년 보수에 성과금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를 고려할 경우 지급 보수의 절반 이상이 성과금인 셈이다.

세부적으로 김정태 하나금융 전 회장이 24억600만원을 수령해 4대 금융지주 수장 중 가장 높은 보수를 받았으며 뒤이어 △윤종규 KB금융 회장(17억2600만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11억1200만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8억3900만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새롭게 하나금융 수장 자리에 오른 함영주 회장(당시 부회장)은 2021년 회계연도 기준 11억4900만원을 수령했으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당시 신한은행장)는 8억25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금융권의 과도한 급여 지급 논란은 비단 4대 금융지주 뿐 아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2021년 기준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에서 각각 16억7800만원, 15억2500만원, 76억8900만원 씩 총 108억9200만원을 수령하며 금융사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98억2500만원을 수령했는데 스톡옵션 행사 이익 90억3000만원을 제외하더라도 급여(4억100만원)와 상여금(3억9400만원)이 총 8억원에 달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역시 급여 16억6700만원, 상여 24억5900만원을 포함해 총 41억2900만원을 수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022년 기준 보수의 경우 실적 증대에 힘입어 성과급을 포함한 총 보수가 전년도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더욱이 금융사 수장들이 부담감을 갖고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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