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흔들기’에 KT 구현모, 연임 포기…“친 여권·KT 올드맨 낙점 수순”

시간 입력 2023-02-23 18:06:58 시간 수정 2023-02-23 18: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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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대표, 23일 이사회에 후보 사퇴 의사 전달
권은희·김성태·윤종록 등 여권 인사 ‘유력’

구현모 KT 대표이사. <출처=KT>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KT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앞세워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해온 정부 여당의 ‘구현모 흔들기’에 따른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구 대표가 중도 사퇴함에 따라, 차기 KT 대표직에는 친여권 성향 인사가 낙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KT이사회는 구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경쟁을 포기함에 따라,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로써 구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마무리하게 됐다.

구 대표는 ‘정통 KT맨’ 출신 CEO로 지난 2020년 3월부터 KT를 이끌어 왔다.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을 펼치면서 AI, 클라우드, 콘텐츠 등 비통신 신사업 성장의 기틀을 다져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조7274억원을 기록하며 KT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구 대표의 사퇴가 정부여당의 정치권 압박의 결과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이사회 정관에 따른 후보선정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선정됐지만, 후보 선정 발표 당일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논란을 빚어왔다.

특히 여당 인사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구 대표의 연임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KT는 결국 차기 대표 후보 재공모 라는 전례 없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차기 대표 후보 공모를 진행, 사외 후보 18명과 사내 후보 16명 등 총 34명을 후보자군으로 구성했다.

구 대표가 정권 압박을 견디지 못해 연임 도전을 포기한 만큼, 업계에서는 KT 차기 대표에 친여권 성향 ‘낙하산’ 인사가 낙점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과거 KT 부사장직을 지냈던 윤종록 전 차관이나 KT서 임원을 지낸 권은희 전 의원, 그리고 현재 대통령직속 위원회에 몸 담고 있는 김성태 전 의원 등이 차기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내부 후보자군 중에서 가장 유력했던 구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면서 차기 대표는 외부 인사에서 나올 확률이 높아졌다”면서 “그 중에서도 친여권 출신 인사가 유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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