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용 농협은행장의 ‘농업·지역·공공’ 특화…수익 개선으로 이어질까

시간 입력 2023-03-01 07:00:03 시간 수정 2023-02-28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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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익 1조7182억…2년 연속 시중은행 유일 ‘2조 벽’ 못 넘어
고금리 기조에도 이자이익 부진 영향, 평균보다 성장률 4.4%p↓
강점 분야 경쟁력 강화 통한 수익성 확대 전략…지역특화 상품 개발

NH농협은행이 지난해 은행업종의 전반적인 호재에도 불구하고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부터는 이석용 신임 행장이 깃발을 새로이 잡은 만큼 ‘강점 분야 특화’라는 실질적인 수익성 증대 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조71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21년에 이어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의 벽을 넘지 못한 실적이다.

지난 2020년 당시 농협은행(1조3707억원)보다 순익이 뒤처졌던 우리은행이 1조3632억원에서 2조3755억원, 2조9198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순익 증대를 이룬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아쉬운 성과다.

특히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금리 인상이라는 업권 전체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익 기준으로도 1조9536억원에 그쳤다.

이는 농협은행의 이자이익 부문 성장세가 타 은행보다 다소 부진했던 영향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 증가율은 평균 22.2% 수준이지만 농협은행의 증가율은 17.8%에 그쳤다.

아울러 이자이익 규모도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작았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올린 이자이익은 6조9383억원으로 이자이익 기준 1위 기업인 KB국민은행(9조2910억원)과의 차이는 2조3527억원에 달한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지난해 업계 평균인 1.63%보다 낮은 1.59%(카드 제외)에 머물렀다.

여기에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을 늘린 영향까지 더해지며 업계 1위 기업과의 격차는 지난 2020년 9275억원에서 2021년 1조352억원, 지난해 1조451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농협은행의 실적은 고금리 기조 지속이라는 호재 속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 때문에 디지털·글로벌 등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으로 단기 내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수익성 창출 방안까지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올 초 제 7대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한 이석용 행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협은행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더욱 특화해 나가자’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이석용 행장은 “앞으로 펼쳐질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는 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찾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강점 분야로 △농업금융 △지역금융 △공공금융 등을 손꼽고 해당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농협은행에게 있어 농업금융은 농업협동조합의 일원이라는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분야다. 아울러 지역금융 역시 농협중앙회 소속 지역농협과의 연계 등으로 인해 타사에 비해 강점을 보이는 만큼 충분히 확장 가능한 분야로 손꼽힌다.

실제 수도권에 지점이 집중된 여타 시중은행과 달리 농협은행은 전체 지점의 63%가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지난 1월 4일 취임식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협동조합 수익센터 역할의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NH농협은행>

농협은행은 농업·농촌 소멸 현상 심화에 대응하고 지역중심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매개체로서의 금융’ 역할 방안을 마련해 성장성을 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세부적으로 △농업인, 농식품기업 우대금리 확대 등을 통한 금리인하 지원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 특별 출연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경제 기여 등이다.

향후에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농식품기업지원과 생명·환경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농업금융 전문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으로 기부지역 내 가맹점 이용시 결제액 등을 추가 우대하는 NH고향사랑기부카드 상품도 신규 출시하며 지역특화 금융상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이밖에 공공금융 부문을 강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나라 살림 전문은행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시·도금고 등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더욱 확장할 경우 충분한 수익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강점을 보이는 영역에 있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정교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위기상황 대응력 강화 등의 노력을 더해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일등 민족은행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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