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장려’ 은행별 성적은…농협·하나 늘고, 국민·신한은 감소

시간 입력 2023-02-28 07:00:02 시간 수정 2023-02-27 17: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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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술신용대출 누적 잔액 195조…전년比 3.7%↑
농협은행, 24.0% 늘어 증가율 최대…하나은행은 14.1% 증가

국내 주요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 규모가 1년 새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리딩뱅크 경쟁을 이어가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취급 잔액이 감소한 가운데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기술금융 활성화를 목적으로 반기별로 관련 실적을 평가하고 있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누적 잔액은 194조41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중소기업대출 취급액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창업·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 상품이다. 은행권은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14년부터 해당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21조4881억원으로 24.0% 늘어 5대 은행 중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취급 건수가 5만1164건에서 7만2367건으로 41.4% 급증한 영향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2021년 말 37조1480억원에서 지난해 말 42조3714억원으로 14.1%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지난해 5월 40조원을 넘어선 뒤 그해 11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금융위원회 ‘상반기 은행권 TECH 평가’에서 대형은행 중 1·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평가액과 차주 수, 신용대출, 동산담보대출 등의 지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각각 3.1%, 2.6% 줄었으나, 44조7994억원, 43조2901억원으로 IBK기업은행(98조9308억원)을 제외한 타행들보다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년 말보다 2조7000억원 감소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차주의 이자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수요 감소에 대응해 중소기업대출을 늘리면서 기술신용대출 규모도 덩달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사의 주요 평가 지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활용됐다는 점도 기술신용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간 주요 은행들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중소기업과의 ‘상생 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각 은행의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 반기별 실적을 평가 중이다”며 “지난해 상반기 평가부터 증가율 지표 활용도를 높인 만큼,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잔액 증가세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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