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유동성 지표 악화…한투저축은행, 규제치 100% 밑으로 추락

시간 입력 2023-03-06 07:00:12 시간 수정 2023-03-04 09: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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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 유동성 비율 128%…전 분기比 14%p↓
한투저축,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100% 아래로

국내 저축은행의 유동성 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비용이 급증했으며, 경기 둔화에 따라 대출 수요가 줄어들며 유동성 가뭄이 이어진 영향이다.

이 가운데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소폭 악화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한국투자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정한 규제의 마지노선인 10% 아래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 평균은 168.23%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4.20%p(포인트) 낙하한 수준이다.

대형 저축은행의 유동성 지표 역시 소폭 악화됐다. 저축은행 상위 10곳(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애큐온·다올·상상인·모아·신한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성 비율은 128.26%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4.36%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특히 다올저축은행이 대형 저축은행의 유동성 지표를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다올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직전 분기 대비 36.83%포인트 떨어진 125.66%로 집계됐다. 이는 자산 규모 상위 10개사 중 가장 큰 감소율이다.

다올저축은행의 뒤를 이어 △상상인저축은행(28.65%포인트 감소) △OK저축은행(16.39%포인트 감소) △신한저축은행(15.62%포인트 감소) △한국투자저축은행(13.66%포인트 감소) △웰컴저축은행(10.76%포인트 감소) △애큐온저축은행(8.22%포인트 감소)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반면 전 분기 대비 유동성 비율이 증가한 곳도 있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유동성 비율은 149.71%로, 직전 분기 대비 36.1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모아저축은행 역시 183.41%로 36.02%포인트 올랐다. SBI저축은행은 직전 분기 대비 14.31%포인트 증가한 138.52%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정한 규제 가이드라인 밑까지 추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유동성 비율은 92.61%에 그쳤다. 이는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100% 아래로 떨어진 수준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2년 7월부터 저축은행이 지켜야 할 유동성 비율을 100% 이상으로 규정한 바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100~150% 가량을 저축은행 유동성 비율의 이상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3개월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3개월 안으로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이다. 금융사의 단기 채무 지급 여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된다. 유동성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은 예금보다 대출이 더 많은 상황을 뜻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대면으로 대출 가입을 잘 못 할 때 상호적으로 만기로 인해 돈이 많이 나갈 때 예금 특판 등을 통해 유동성 비율을 관리했다”면서도 “다만 최근 들어서는 돈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것이 덜하다 보니 만기 예금과 만기 대상 대출이 적절하게 분배되고 있는가를 큰 골자로 보고 유동성 비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금 같은 경우 만기되는 금액들을 다시 재배치할 수 있도록 금리로 관리하는 등 저축은행 차원에서 적절한 예금 금리 조절을 통해 유동성 비율을 관리 중”이라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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