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 인상 자제령에 당혹스런 은행권, 금리차는 더 벌어져

시간 입력 2023-03-06 07:00:09 시간 수정 2023-03-04 09: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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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예대금리차 1.57%p, 전달 대비 0.41%p 확대
7월부터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예정…경쟁 촉진 전망
대출·예금 금리인상 자제 요청…딜레마에 빠진 당국

‘이자장사’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은행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 속 대출금리 조정 폭은 미미했지만 저축성수신(예금) 조정 폭이 컸던 영향이다. 

이 가운데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와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조처가 진행되는 만큼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조정해 예대금리차 축소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예대금리차를 축소하려면 예금금리를 높여야 하지만 이마저도 정부가 ‘역(逆)머니무브’를 막고자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요청한 상황인 만큼 대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 기준 평균 대출금리가 5.37%인 반면 저축성수신금리 평균은 3.80%를 기록했다. 예대금리차는 1.57%포인트이다.  

지난 2022년 12월 기준 1.16%포인트를 기록했던 것보다 0.4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당시 평균 대출금리는 5.47%,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4.31%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3.0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 1월 추가적으로 0.25%포인트를 추가 인상했다. 시중은행은 이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올렸지만 수신금리는 오히려 역행하며 빚어진 결과다.

은행별로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를 보이는 곳은 KB국민은행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전달 대비 0.01%포인트 떨어졌을 때 수신금리는 0.72%포인트나 낮아지며 벌어진 격차다.

KB국민은행의 지난 1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81%포인트로 가장 낮은 예대금리차를 보인 신한은행(1.33%포인트)에 비해 0.48%포인트 높다. 하나은행은 1.44%포인트, 우리은행은 1.59%포인트, NH농협은행은 1.69%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 정부가 칼을 뽑아 들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실무작업반’에서 논의된 결과에 따라 오는 7월 시행을 목표로 은행권 경쟁촉진을 위한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간 경쟁을 촉진해 은행의 예대마진 폭을 줄여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앞으로는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인 은행별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 및 상세 금리정보와 함께 은행별 수익성을 보여주는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를 추가로 비교공시 할 예정이다. 현재는 전체 은행을 통합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 만을 한국은행을 통해 공시 중이다.

아울러 예대금리차와 함께 대출금리(가계대출·기업대출), 예금금리 등 상세 금리정보도 모두 잔액기준으로 함께 공시할 계획이다. 또 은행별 금리산정의 특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가계대출금리를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로 세분화해 비교공시한다.

이밖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외에도 국민의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전세 관련 금리를 명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은행별 전세대출금리를 비교공시 할 방침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의 금리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정부의 압박과 함께 금리인하요구권 공시에 이어 예대금리차 공시 범위까지 확대될 경우 시중은행이 공개된 경쟁 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제동이 일부 자리했던 만큼 이를 은행 탓만으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속적인 기준금리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부터 은행권에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는 금융 소비자들이 제한된 정보접근성에 따라 금리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다양한 정보가 공개될 경우 시중은행 간의 경쟁이 촉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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