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금융지주 주총…사외이사 물갈이·이사회 독립성 강화 ‘촉각’

시간 입력 2023-03-08 07:00:03 시간 수정 2023-03-07 18: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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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이사회 감시기능 점검 강화”…금융지주 지배구조 정조준
우리금융, 사외이사 과감한 변화…이사회 쇄신 예고
KB금융, 여성 사외이사 3명 추천…금융권 최초 여성임원 비율 40% 육박
차기회장 선임·이사회 독립성 제고 ‘관심’

<자료=각 사>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KB·하나·우리금융지주의 3월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 개막한다. 올해 주총서는 ‘이자장사’ 논란에 경영진을 감시하는 사외이사 교체가 예고돼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또한 신임 회장 선임 절차와 함께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3명의 여성 사외이사(KB금융) 후보 표결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8일 4대 금융지주 공시를 종합하면, 23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주총 일정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달 넷째주에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는 주총에 앞서 이사회 물갈이를 예고해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 열띤 토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3명 중 85%에 달하는 28명이 임기 종료를 앞둔 상태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11명 중 10명, KB금융은 7명 중 6명, 하나금융은 8명 중 전원, 우리금융은 7명 중 4명이 임기가 만료된다.

24일 주총을 앞둔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진용을 상당폭 변경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총 3명의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했다. 정찬형 사외이사는 재선임 추천됐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우리금융 과점주주인 키움증권이 추천한 윤수영 후보자와 IMM PE가 추천한 지성배 후보자가 이름을 올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의 쇄신 바람에 맞춰 이사회 구성을 상당폭 바꿨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인 감사위원회를 기존 3인에서 4인으로 확대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와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기존 사외이사 중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이사는 중임 후보로 추천됐고, 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하나금융은 8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임원 1명을 두게 된다.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사외이사 규모가 기존 12명에서 9명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박안순 일본 대성상사 회장과 허용학 퍼스트브릿지스트래티지 대표를 제외한 8명이 연임할 전망이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린 곳도 눈에 띈다. KB금융은 ESG 경영 실천 일환으로 여성 사외이사진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KB금융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는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3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임 후보인 여정성, 조화준 후보와 중임 후보인 권선주 후보가 선임되면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3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해 여성임원 비율이 28.5%에서 42.8%로 확대된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가 본격 가동될지 기대감도 모은다. KB금융은 2017년 노동조합협의회가 경영진 감시 목적으로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해 매년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를 추천해왔다.

KB금융 노조는 해외사업 수익성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인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그간 KB금융 사외이사는 전부 사측의 추천 후보가 최종 선임됐는데 임 후보가 선임될 경우 노조추천이사제가 금융권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체가 예년과 다르게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그동안 이사회가 사측 ‘거수기’ 역할을 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된 영향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융지주 이사회가 전문성과 독립성이 결여된 나머지 경영진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사 정기검사에서 이사회 운영에 대한 적정성을 본격적으로 점검한다고 밝히면서 독립성이 높아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금융사 이사회 감시기능을 점검하고 이들과 정기면담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본격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새로운 수장 선임을 앞둔 지주사도 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에 내정했고, 우리금융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내정자로 선임한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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