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세력’ 현대차·신한, KT 손 들어줄까…“주총 참여 개인주주 급증, 윤경림에 힘 실린다”

시간 입력 2023-03-09 07:00:02 시간 수정 2023-03-08 18:00:36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3월 말 주총서 ‘표 대결’ 전망…국민연금 반대표 던질 가능성 커
‘대주주’ 현대차·신한은행, 찬성표 전망 우세…기권 가능성도
개인주주, 주총 참여 의사 ‘급증’…KT 출신 윤 후보에 유리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로 정부여당이 가장 반대하던 윤경림 사장을 내정하면서,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확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주주인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결집하고 있는 KT 개인주주들의 향방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이달 말 개최 예정인 정기 주총에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을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KT 규정에 따르면, 주총에서 안건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현재 KT의 지분구조는 국민연금 8.53%, 현대자동차그룹 7.79%(현대차 4.69%, 현대모비스 3.10%), 신한은행 5.48%, 자사주 2.32%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지분은 해외 투자자와 개인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다.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7일 기준으로는 국민연금 지분이 10.35%에 달하고, 다른 주요 주주들의 지분은 현재와 동일하다.

구현모 현 대표의 연임을 반대해 온 국민연금은 KT가 차기 대표 선임 재공모에 들어간 이후부터는 공식적인 입장을 드러내지 있지 않다. 하지만 그간 정부와 여권에서 KT 인선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쏟아낸 만큼,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이어 주요 주주인 현대차와 신한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두 기업의 지분이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앞서는 만큼, 윤경림 사장의 차기 대표 승인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은 구현모 대표 시절, KT와 디지털 사업협력을 위해 주식교환을 한 KT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구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은 윤경림 사장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차기 대표로 낙점을 받은 윤 사장은 KT와 현대차그룹간 주식교환을 직접 주도한 인물로, 윤 사장에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연금이 현대차·현대모비스의 2대 주주이고, 신한은행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이들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경우, 안건 가결을 위해서는 해외투자자와 개인주주들로부터 23%가 넘는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개인주주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57%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KT 소액주주들은 ‘정치권 흔들기’로 인한 주가 하락에 반발하며 결집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소액주주 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도 디지코 전략 등 사업의 연속성과 경영 안정성 면에서 윤 사장의 대표 선임을 지지할 확률이 크다.

소액주주 온라인 커뮤니티인 ‘KT주주모임’ 회원수는 이날 오전 1시께 회원 수 500명을 돌파했고, 보유 주식 수를 공개한 회원 140명의 총 주식 수는 180만주에 달한다. 이는 아직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수의 10%도 안되지만, 회원 수가 빠르게 늘고 있고 아직 보유 주식 수를 밝히지 않은 회원들까지 더할 경우, 주총에서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도 커 보인다. 이날 오후 4시께 회원 수는 640명을 돌파했다.

한편, KT는 이날 윤 사장의 요청으로 ‘지배구조개선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TF는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외 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 모범규준 등 최근 주요 이해관계자 들로부터 지적 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도출하게 된다.

윤 사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KT가 국민기업으로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