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주총서 승기 잡나…글로벌 자문사들, 얼라인 배당확대 요구 ‘부정적’

시간 입력 2023-03-20 18:04:32 시간 수정 2023-03-20 18: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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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얼라인, 30일 주총서 배당 확대 표 대결
ISS·글래스루이스, 얼라인 제안에 “주주이익 해쳐”
코로나19·SVB 사태로 은행 손실흡수능력 중요성↑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JB금융지주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환원’ 공방전에서 JB금융의 손을 들었다. 이들 자문사는 얼라인이 주장하는 배당 확대 안건은 너무 과도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의 주주환원책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은행권의 손실흡수 능력이 중요해진 가운데 자문사들도 반대 의견을 개진한 만큼, 곧 있을 주총에서 얼라인 측 주주제안이 통과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얼라인 주주제안 ‘반대’ 권고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얼라인 측 주주제안에 반대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얼라인은 JB금융의 지분 14.0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앞서 얼라인은 오는 30일 예정된 JB금융 정기주주총회에 ‘주당 900원 결산배당’ 안건을 상정하자는 주주제안을 냈다. 이는 JB금융이 의결한 지난해 결산배당 주당 715원을 크게 상회한다. 얼라인은 JB금융의 자산 성장을 조절하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JB금융은 “과도한 배당성향 확대는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손해가 될 수 있다”며 얼라인 측 요구사항에 우려를 표했다. 특히 배당성장률과 배당수익률은 업종 최상위 수준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JB금융에 따르면 지난 6년간 JB금융의 주당순이익(EPS) 연평균 성장률은 업종 평균 2배가 넘는 21%를 기록했다. 주당배당금(DPS) 성장률은 연평균 53%로 업종 평균의 4배가 넘는 수치를 달성했다.

이처럼 양측 모두 주주환원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그 규모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JB금융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ISS는 “지나친 배당 확대는 주주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래스루이스 역시 JB금융의 배당 성향이 국내 다른 금융지주 평균보다 높다며 얼라인 측 주주제안을 정당화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SVB 사태로 손실흡수능력 중요성 커져

국내에서도 얼라인 측 주주제안이 너무 급진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상장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예측 가능한 범위를 이탈한 얼라인의 주주제안 배당안은 회사의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JB금융의 최근 3년간 배당실적과 배당정책, 주주환원저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회사측 배당안에 찬성한다”며 “JB금융 측 배당안은 2022년 말 업종 최고 수준의 배당수익률임을 고려, 회사가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국내 은행지주의 주주환원 정책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은행지주의 주주환원율을 ‘기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데다, 최근 미국 SVB 파산과 같이 언제든지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은행의 자본적정성 관리 차원에서도 장기적 관점의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권흥진 한금연 연구위원은 “주주환원율을 단기간 급격히 올리면 자본적정성 관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은행지주는 장기적 자본계획 하에 주주환원율을 중장기적 시계에서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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