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엇갈린 신탁업 성적표…하나은행·우리은행만 웃었다

시간 입력 2023-03-27 07:00:02 시간 수정 2023-03-27 0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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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지난해 신탁보수 6438억원…전년 대비 12.9% 감소
1위 국민은행 전년비 37.2% 하락한 1761억원, 신한은행도 후퇴
금전신탁 차별화한 하나·우리 신탁업 ‘선방’

<자료=각 사 영업보고서>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신탁업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신탁업에서 강세를 보인 국민은행의 신탁보수가 뒷걸음질 쳤고 신한은행도 소폭 감소했다.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신탁업 상품 다각화 등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이 신탁업을 영위하고 거둬들인 수입인 신탁보수는 6348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7396억원 대비 12.9% 감소한 규모이다.

신탁은 고객이 맡긴 돈을 금융기관이 운용한 다음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고 운용수수료를 얻는 사업이다. 은행은 통상 신탁을 운용하면서 △계약보수(신탁재산가액의 0.5~1%) △집행보수(신탁재산가액의 0.75~1.5%) △관리보수(매년 탁원본평균잔액의 0.3~1%)를 받는다.

신탁을 유치하면 장기간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데다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춰 은행권에서 사활을 거는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은행별로 보면 신탁업 실적 차이는 극명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중 신탁보수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37.2% 하락한 1761억원을 기록했다. 신탁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정금전신탁이익이 2021년 9391억원에서 이듬해 5431억원으로 42.1% 줄어 신탁보수 감소에 영향을 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자산시장 상황이 안 좋았던 영향으로 신탁보수가 감소했다”며 “특히 주가가 하락하면서 수탁고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가연계증권 조기상환이 지연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역시 전년 대비 7.78% 감소했다. 특정금전신탁이익이 5909억원에서 555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연금신탁이익이 2021년 마이너스(-) 6억원에서 2022년 –259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된 이유로 분석된다.

투자 상품에 연계되는 신탁 특성상 자산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선방했다, 하나은행의 신탁보수는 2020년 1296억원에서 2021년 1597억원으로 23.4%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엔 전년 대비 4.75% 증가한 167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자산관리 설계 특화 사업을 내세워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신한은행을 제치고 신탁보수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우리은행의 신탁업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2020년 927억원으로 타행에 견줘 뒤처졌지만 이듬해 33%까지 증가했다. 작년엔 자산시장 부진에도 전년 대비 11.7% 증가한 1378억원의 신탁보수를 거둬들였다. 특정금전신탁, 연금저축신탁 등 투자성 상품 위주 개발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신탁 영업력을 확대한 결과이다. 우리은행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금전신탁이익은 2020년 6802억원에서 2022년 8801억원으로 2년 동안 약 30% 증가했다.

한편 신탁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은 신탁 서비스를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국내 최초로 동산인 미술품을 신탁 받아 처분까지 실행하는 ‘미술품 신탁’을 출시해 고객 공략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미술품 신탁을 필두로 작품 작가, 위탁판매업자, 미술품 애호가 등 고객 저변을 넓혀 아트뱅킹 확장모델로 신탁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신탁상품을 활용한 안정적인 자산관리와 자산승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내리사랑신탁 파트너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 영업점 소개 영업과 세무·법률 전문인력에 의존한 수동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 직접 고객을 발굴하고 상담과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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