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임기만료 사외이사 80% 재선임…우리금융 교체 ‘최다’

시간 입력 2023-03-28 07:00:01 시간 수정 2023-03-27 17: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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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논의 대상자 25명 중 20명 재추천
KB-NH농협금융, 대상자 전원 연임 안건 올려
우리금융, 4명 중 1명만 재선임

5대 금융지주가 이달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결격사유가 없었던 사외이사 25명 중 20명을 재추천했다. 금융당국이 그간 ‘거수기 논란’으로 비난을 받아왔던 금융권 사외이사에 대해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며 변화를 꾀할 것을 권고했지만 80%를 재선임한 만큼 금융지주사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는 각사별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 총 20명의 사외이사 연임 안건을 상정했다. 주총일을 기준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중 연임 가능 대상자가 25명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80%를 재선임 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지난 24일 주총을 개최한 KB금융지주는 연임 가능 대상자인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사외이사 3명을 모두 재선임했다. 이들과 함께 임기만료를 앞뒀던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사외이사의 경우 KB금융의 정관상 사외이사 최대 임기가 5년으로 제한된 점에서 애초 연임이 불가능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아직 주총 개최 전이지만 이달 말 임기만료되는 △남병호 △함유근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주총 안건으로 올려 임기만료 대상 2명 모두가 연임을 앞둔 상태다. 대신 임기가 남아있음에도 중도퇴임 의사를 밝힌 △송인창(2023년 12월 31일 임기만료) △이순호(2024년 3월 31일 임기만료)를 대신한 2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23일 열린 주총에서 △이윤재 △성재호 △윤재원 △진현덕 △곽수근 △배훈 △이용국 △최재붕 사외이사의 연임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된 데 따라 8명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이번 임기만료 대상자 11명 중 변양호 사외이사가 지난 1월 12일 일신상의 사유로 임기 중 중도퇴임하고 박안순 사외이사가 상법상 제한되는 6년의 임기를 모두 채웠기 때문에 당초 연임 가능했던 대상자는 9명이었다. 신한금융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자진 사임한 허용학 사외이사의 빈자리는 별도 채우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 24일 열린 주총을 통해 연임 가능 대상자 7명 중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6명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임기만료 사외이사는 8명이지만 백태승 사외이사의 경우 만 70세 나이 제한 규정에 따라 연임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권숙교 사외이사는 연임 논의 대상자였지만 하나카드 사외이사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데 따라 사임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4일 주총 결과에 따라 연임 가능 대상 4명 중 정찬형 사외이사만을 재선임했다. 우리금융은 임기만료에 따라 연임 대상자였지만 사임 의사를 밝힌 △노성태 △박상용 △장동우 사외이사 3명의 자리를 대신해 2명의 사외이사만을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5대 금융지주 중 사외이사 재선임률(0.25%)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현 정부 들어 금융당국은 금융사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론을 더욱 강조하며 그간 ‘거수기 논란’에 휩싸였던 사외이사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아울러 장기 연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업무계획 브리핑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은행 사외이사가 경영진과 친소 관계를 이용해 장기 잔류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하며 이사회 운영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금융사의 변화를 위해 사외이사를 교체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존 사외이사들의 경우 오랜 기간 재임을 통해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더러 사외이사진의 급격한 교체는 오히려 기업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안팎에서 기존 금융사 사외이사진 활동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장기 재임에 대한 강점도 분명 존재하는 만큼 기업 상황에 맞춰 전문성을 지닌 사외이사진을 꾸리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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