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 부족했던 디지털보험사, ‘적자 수렁’ 속으로…하나·캐롯손보 700억원대 순손실

시간 입력 2023-03-29 07:00:13 시간 수정 2023-03-28 17: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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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보, 출범 직후 적자폭 지속 증가
‘2021년 흑자’ 하나손보,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

지난해 인터넷 전문 보험사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 보험사의 경우 출범 이후 적자폭이 지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자체의 성장을 위해서는 디지털 보험사만의 독자적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캐롯손해보험의 당기순손실은 7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50억원) 대비 22.31% 적자폭이 늘어난 수준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출범 이후부터 적자폭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9년 출범 직후 2020년 38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디지털 보험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하나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들어서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나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702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2021년 11월 킥스(K-ICS)에 대비해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사옥을 매각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2021년 2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매각 기저효과가 사라진 전년 곧바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하나손해보험은 향후 손익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포트폴리오로 재편하며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손해보험 측은 “기존사업에서의 효율성 개선 추진과 더불어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디지털 인프라에 선제적인 투자와 디지털 인력 개발,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 업체들과의 제휴 및 타 손해보험사와 차별화된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어 “채널 및 상품 경쟁력 강화, 보장성 장기보험 신계약 확대 등 기존 사업의 효율적인 성장과 기존 자동차보험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장기 보장성보험과 일반보험 매출확대를 통해 손익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포트폴리오로 재편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내실을 다짐과 동시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혁신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보험사는 전체 보험 계약 건수 및 수입 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온라인 등 통신 수단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를 뜻한다. 지난 2013년 인터넷 생보사로 출범한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시작으로 2019년 캐롯손해보험이 뛰어들며 시장이 좀더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2020년에는 하나손해보험, 지난해에는 신한EZ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이 출범하며 군웅할거 시대를 맞았다. 

다만 디지털 보험사의 지속적인 적자 기록은 업력과 상관없이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디지털 보험시장의 포문을 열었던 교보라이프플래닛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손실은 9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13억원) 대비 14억원 가량 적자폭이 줄어든 수준이나,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신한EZ라이프 역시 출범 당해 1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디지털 보험시장의 경우 출범 이후 1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시장 내 위치는 미미한 실정이며, 순손실 규모 역시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디지털 보험사의 사업모델 확대가 곧 시장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보험시장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플랫폼 기반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 혹은 정교한 위험 측정 및 데이터 분석과 같은 독자적 기술 기반 솔루션의 제공 등 사업모델의 확대가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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