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LNG선에 친환경·스마트 기술력 품었다

시간 입력 2023-04-06 09:00:00 시간 수정 2023-04-06 06: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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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고부가 선박 대거 수주
기술교육원에서 인력 양성해 인력 부족 해결 나서

HD현대중공업 3도크에서 건조중인 LNG운반선의 모습.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선박을 건조하는 직원들과 자재들을 옮기는 차량들로 분주했다. 조선소 안쪽에는 17만4000m³급 대형 LNG선 건조가 한창이었다. 이 선박은 길이가 300미터에 달하고 높이는 35.5미터로 건물 14층과 맞먹는다. 이 선박을 보면 누구든지간에 ‘거대하다’라는 말이 내뱉을듯 했다. 

이 선박은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020년 7월 수주했다. 2021년 12월부터 건조 작업을 시작해 현재 공정률은 85%며, 올 여름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중국이 쫓아오지 못하는 기술력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우리에게는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 중국은 경쟁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지난 4일 울산조선소에서 기자들을 맞이한 이만수 HD현대중공업 책임매니저는 친환경 기술력을 설명하면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선박에도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는데 바로 스크러버 시스템이다. 이 선박의 엔진룸에서는 직접 스크러버를 볼 수 있었다. 스크러버는 황산화물 저감장치로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기 전에 포집해 황 같은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스크러버를 통해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이 선박에 들어가는 엔진 역시 연료 효율을 높였으며, 선박에 달린 프로펠러에도 발전 시스템을 갖추는 등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다.

이 책임매니저는 “배의 모양도 발전시켜서 물의 저항력을 줄였으며, 철판도 고강도를 적용해 두께를 25mm에서 15mm로 줄여 배 무게도 줄였다”며 “이러한 효과로 엔진 효율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17만4000㎥ LNG운반선 조타실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배의 바닥부분인 엔진룸을 지나 다음으로 찾은 곳은 조타실이었다. 배의 바닥부분에서 배의 상단에 위치한 조타실까지 높이는 47미터에 달했다. 조타실에는 여러 대의 모니터와 각종 최첨단 전자 장비들이 즐비했다. 작은 핸들과 기어레버들도 볼 수 있었다.

조타실에는 스마트 기술로 꼽히는 자율운항 시스템이 적용됐다. 자율운항 기술이 날씨와 조류를 감안해 최적의 항로를 찾아낸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직접 선원이 배를 운행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현재도 자율운항 시스템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되고 있으며, 이 기술 역시 중국보다 앞서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앞세워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책임매니저는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과 컨테이너선 위주로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중국은 저가 선박인 벌크선만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서 연수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박준모 기자>

◇인력 양성에도 진심인 HD현대중공업

이날 울산조선소 외에도 기술교육원도 방문했다. 기술교육원은 HD현대중공업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이 곳 역시 스마트하게 바뀌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신영균 HD현대중공업 수석은 “조선소에서도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자율공정이나 로봇공정이 늘어나고 있는데 기술교육원도 이에 맞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AI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VR(가상현실)을 활용해 용접이나 도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외국인 직원도 늘어나면서 외국인 교육과정에도 신경쓰고 있다.

신 수석은 “조선소에서 장기간 근무한 외국인 직원들이 있는데 이 직원들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 직원들을 도와주고 국내 특수언어 전공자들도 통역을 도와주고 있다”며 “외국인들도 이 곳에서 기술을 습득하고 생산현장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기술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 수석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오는 외국인 직원들의 경우 1주에서 2주만 교육을 받으면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HD현대중공업에서는 2000명의 기술 인력을 양성해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협력사에서 인원을 충원하거나 외국인 고용, 직영 고용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력을 충원할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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