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도 가시밭길 예고…노조, 공동교섭 요구

시간 입력 2023-04-17 17:59:56 시간 수정 2023-04-17 17: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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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공동교섭 요구로 사측과 의견 대립 예상돼
사측은 회사별 규모 달라 공동교섭 어렵다는 입장
6월까지 협상에 진전 없으면 7월부터 쟁의행위 가능성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측은 회사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공동교섭이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7월까지 협상에 큰 진전이 없을 경우 쟁의행위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17일 HD현대중공업 노조를 비롯한 HD현대그룹 5개사 노조(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는 HD현대그룹 본사인 경기 성남시 글로벌R&D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교섭을 요구했다.

노조는 회사별로 교섭을 하게 되면 비효율적이고, 생산성을 저해해 노사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공동교섭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노조는 공동교섭을 추진했지만 사측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사측은 회사별로 매출과 직원 규모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동교섭을 하기 어렵다고 주장했고, 노조가 한발 물러서면서 임단협은 마무리됐다.

노조의 올해 공동 요구안에는 기본금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교섭 효율화를 위한 공동교섭 TF 구성, 신규채용 실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 노조 참여 보장, 노사 창립기념일 현대오일뱅크 상품권 50만원 지급, 하청노동자 여름유가 5일 유급보장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사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회사별 규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공동교섭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공동교섭을 진행하게 되면 노조의 협상력이 더 커지기 때문에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조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올해 6월까지는 사측과 대화를 통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7월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쟁의행위를 포함한 모든 상황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신규 채용”이라며 “인력 수급 문제는 한계를 넘어섰고, 이주노동자 채용을 통해서는 장기적인 인력난을 해소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HD현대그룹 5개사 노조가 경기도 성남 글로벌R&D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준모 기자>

올해도 공동교섭을 놓고 노사 의견이 엇갈리면서 협상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HD현대중공업 등 조선3사 노조는 협상이 길어지면서 부분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노조는 전면파업까지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2차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면서 전면파업은 피했다.

하지만 강성노조로 알려진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도 임단협 장기화 시 파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올해 조선업계가 일감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임단협 장기화로 파업까지 가게 된다면 회사가 받는 피해는 예년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공동교섭을 놓고 사측과 노조의 의견 대립이 지난해보다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측에서도 현재 조선업황이 좋기 때문에 파업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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