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유가증권 손익 적자 기록
금리 인상에 채권 가치 하락 발목
지난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 규모는 늘었지만 투자를 통해 거둔 실적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다.
유가증권 투자는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어 수익 다각화 한 방안으로 꼽힌다. 자산 운용 역량에 따라 유가증권 실적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에 시중은행은 전문성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은 총 17조21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54486억원으로 11.44% 증가한 규모이다.
◆ 유가증권 덩치는 커졌는데 손익은 마이너스…국민은행 적자 규모 ‘톱’
시중은행 중 유가증권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93조8022억원 보유했다. 신한은행이 83조6186억원으로 국민은행 다음으로 규모가 컸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76조8701억원, 73조548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유가증권 규모가 커진 반면 유가증권손익(누계 기준)은 2021년 7919억원에서 1년새 마이너스(-)492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유가증권손익은 지분증권(주식), 채무증권(채권) 등 매매를 통한 손익과 각 금융상품의 시세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주식 투자에 대한 배당금과 함께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금액으로 집계한다.

감소 추이를 보면 시중은행별로 온도차를 보였다. 유가증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민은행의 경우 유가증권손익 적자 규모 역시 –4231억원으로 가장 컸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유가증권손익 역시 지난해 말 각각 –1711억원, -76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신한은행만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43.4% 감소했지만 지난해 말 1775억원의 손익을 거둬 비교적 선방했다.
◆ 고금리에 채권가치 하락 영향…은행, 자산 운용 역량 강화 집중
유가증권손익 감소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통상 채권 가치는 금리와 반비례 관계에 있는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일곱 번 연속 올리면서 채권 가치도 크게 하락한 것이다.
실제 은행의 유가증권 보유 현황을 보면 은행이 보유한 통안증권, 국채, 지방채 등 채권 비중만 평균 30.3%에 달할 만큼 비중이 적지 않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유가증권 대부분은 국채 및 금융채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자 유가증권 손실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받고 있어 고유동성 자산으로 인정되는 국채와 한국은행으로부터 매입하는 통안채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 다만 은행이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다각화를 위해서 유가증권손익이 주효한 만큼 수익증권, 외화증권 등 운용 범위를 확대하고 자산 운용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자산시장 침체로 유가증권에서 주식 비중이 줄면서 손익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며 “자산 운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증권운용 부서를 새로 신설하고 트레이딩 전문성도 확보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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