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이 화살로…은행권, 연체율 상승에 중기·소호 관리 ‘비상’

시간 입력 2023-04-29 07:00:02 시간 수정 2023-04-28 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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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대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전년比 8.1%↑
2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0.47%, 대기업은 0.09% 수준
중기 연체율 상승폭 점차 확대…금리인상 부작용 발현 조짐

시중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기업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적극 시행했던 상생금융 활동이 고금리 시대 연체율 상승이라는 화살로 돌아온 모양새다. 그러나 정부의 사회적 책임 확대 요구 탓에 대출 규모를 줄이기도 어려운 만큼 이들에 대한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원화 대출금 기준 잔액은 598조1010억200만원으로 전년 말 553조4242억4000만원 대비 8.1% 늘었다. 이 중 중소법인에 공급한 대출은 253조7154억7700만원에서 284조223억3500만원으로 11.9% 증가했다.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은 299조7087억6300만원에서 314조786억6700만원으로 4.8%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고통 분담을 위한 차원에서 시중은행에 요구된 ‘상생 금융책’ 시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생금융 기조는 윤정부 출범 이후도 계속됐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에 대해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며 사회적 책임 강화를 추가로 주문한 만큼 올 들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중소기업에 시행한 대출의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 2월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은 0.47%로 1달 만에 0.08%포인트 상승했다.

시기적 특성을 고려하고자 전년 동월과 대비할 경우의 상승폭은 0.15%포인트에 달한다.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 2020년과 여파가 확산된 2021년 2월 말 기준 연체율이 각각 0.54%, 0.4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지만 다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은 시중은행이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율이 0.09%이자 전년 동기 대비 0.14% 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시중은행이 지난해 대출 시행을 큰 폭으로 늘렸던 중소법인에서의 연체율과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지난 2월 말 기준 연체율은 0.52%로 1달 만에 0.08%포인트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10%포인트 상승이다.

개인사업자(소호)대출 연체율은 지난 2월 말 기준 0.39%로 중소법인에 비해 낮지만 상승폭은 가파르다. 전월 말 대비해서는 0.06%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0.19%포인트 올랐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요구에 발맞춰 규모를 확대했던 상생 금융이 화살로 돌아오는 조짐을 보이는 만큼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한 차원에서라도 부실 대출 관리를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취약계층 등을 위한 상생 대출 규모를 줄이기는 어려운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를 대안으로 마련하는 상태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를 위해 리스크관리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소호 포함) 연체율 관리를 위해 대위변제 프로세스를 간소화했으며 KB국민은행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연체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아울러 충당금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통해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NH농협은행(10.3%)과 하나은행(8.8%)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전년 동기 증가율이 5대 시중은행 평균(8.1%) 이상으로 나타난 만큼 올 한해 동안 충당금을 더 많이 쌓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은 올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린 상태다. 올 1분기에 전입한 충당금 규모는 총 1조14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380억원과 비교해 200.1%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코로나19 당시보다 연체율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라며 “지난해 단행됐던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의 부작용이 점차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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