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개발비 800억…직전 분기比 78%↑
“지급결제 수익성 악화…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절실”
국내 카드사들의 개발비가 7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개발비의 경우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플랫폼 등 신사업을 구축하는 데 들이는 비용을 뜻한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카드사들의 본업인 지급결제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카드사들이 개발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개발비 총합은 425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21.82% 늘어난 수준이다. 국민카드는 사업보고서에 개발비가 아닌 소프트웨어 항목(무형자산)으로 공시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개발비는 2021년 2분기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4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개 카드사의 개발비는 △2021년 2분기 2886억9900만원 △3분기 2943억2900만원 △4분기 3351억7600만원 △2022년 1분기 3363억2100만원 △2분기 3432억8000만원 △3분기 3491억9600만원 △4분기 4253억8400만원으로 7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7개 카드사 가운데 개발비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카드였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카드의 개발비는 800억2800만원에 달한다. 삼성카드의 경우 개발비 증가세 역시 카드사 중 가장 컸다. 삼성카드의 개발비는 지난해 3분기 449억4900만원에서 4분기 800억2800만원으로 1개 분기 만에 78.04% 가량 늘어났다.
삼성카드의 뒤를 이어 개발비 증가폭이 큰 곳은 하나카드였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개발비는 직전 분기 대비 23.41% 오른 545억100만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인공지능 컨택트 센터(AICC) 구축을 위한 개발비로 인해 개발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AICC시스템 구축 개발비와 상담전용시스템 구축 관련 인건비로 3분기 대비 4분기 개발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은행과 카드를 중심으로 미래형 인공지능(AI) AICC를 구축하고 있다. 미래형 AICC는 챗봇과 콜봇을 통해 고객 문의를 신속히 해결해 상담 대기 및 연결시간을 단축하고, 안정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상담 업무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SK텔레콤, SK스퀘어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밖에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역시 20%대의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카드의 개발비는 450억4000만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3.10%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4분기 530억7100만원 가량을 개발비에 투자했다. 이는 3분기 438억4400만원과 비교해 21.05%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20년 카드 업무 핵심 시스템인 ‘계정계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2021년 들어서는 ‘디지로카(Digi-LOCA)’ 브랜드를 론칭했다. 지난해 개발비 증가세 역시 디지로카 중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비용이 개발비에 포함된 것이란 설명이다.
디지털 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롯데카드의 노력은 올해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초개인화 기반의 큐레이팅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는 최근 롯데ON과 디지로카앱에서 인공지능(AI) 기반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 ‘디지로카 큐핏(CuFit)’ 제공에 나서기도 했다.
디지로카 큐핏은 롯데카드가 롯데ON과 데이터 협력으로 구축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일대일(1:1) 롯데ON 상품 큐레이션 서비스다. 롯데카드 고객의 카드 결제 데이터와 롯데멤버스의 유통 소비 데이터, 롯데ON 실시간 인기 상품 정보 등을 분석해 품목, 브랜드 단위까지 취향 분석을 세분화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디지로카 중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산개발 비용으로 개발비가 증가했다”라며 “특히 롯데카드는 지난해 초부터 디지털 회사로의 전환을 선포하고 초개인화 기반의 다양한 ‘큐레이팅(Curating)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개발비 증가세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지급결제의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본업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카드사들이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개발비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부터 금융당국은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중소·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올 들어서도 금융당국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 우대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기존 0.8~1.6%에서 0.5~1.5% 수준으로 낮춘 상황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비는 마이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등 신사업을 구축하는 데 들인 비용을 말한다”라며 “본업인 지급결제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지속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카드시장은 현재 포화상태로, 본업으로 수익성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카드사들이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는 것 역시 이런 영향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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