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고시 이후 산은 이전 논의 급물살
국회 ‘산은법 개정’ 큰 산 여전…정치공학적 접근 비판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지부진했던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논의가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이전 공공기관 고시와 부산시의 전담팀 구성, 산은의 부산 행사 참석까지 일사천리다. 다만 이전 효과를 둘러싼 각계각층의 대치가 여전한 만큼, ‘산은법 개정’이라는 큰 산을 넘기까지 상당한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산은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결정했다고 고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부산 유세에서 본점 이전을 약속한 지 1년이 꼬박 지나서야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국토부 고시 이후 부산시는 곧바로 산은 이전을 위한 민·관·정 협력 전담팀을 꾸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산시는 여야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 등과 함께 산은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역시 부산에서 개최된 행사에 연달아 참석하며 지역 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10일 부산 섬유패션정책포럼에 직접 참석해 ‘최근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산업은행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섰다. 또 산은은 11일 부산시와 지역 스타트업, 벤처생태계 유관기관, 투자기관 등과 함께 ‘KDB 동남권 스타트업 모닝피치’를 진행키도 했다.
부산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가 마무리된 후 각계각층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지만, ‘산은법 개정’이라는 큰 벽은 여전하다. 현행 산은법은 산은 본점을 ‘서울특별시’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규정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 개정 찬성측은 산은 본점 이전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고 나섰다. 국가균형발전과 금융 허브 조성 등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부산광역시당은 지난달 성명서를 내고 “대한민국은 수도권 과밀화가 더욱 심해지면서 수도권 외 지역의 경쟁력과 활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져있다”며 “산은 부산 이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역시 이전 공공기관 결정 고시에서 “금융 관련 기관이 집적화된 부산으로 산은을 이전함으로써 유기적 연계와 협업 및 시너지 창출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개정 반대 측은 산은 이전으로 악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산은의 핵심부서가 모두 지방으로 이전하면, 금융위기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유희준 한국은행 노조위원장은 “윤 대통령도 런던과 뉴욕을 예시로 들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글로벌화를 강조한 적이 있다”며 “국책 금융기관을 지방으로 마구잡이 이전한다면 지역균형발전에도 도움이 안 되면서 오히려 국가적 관점에서 회복 불가능한 뼈아픈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산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총선을 위한 ‘표몰이용’ 도구라는 설명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산은 이전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가 아닌 정치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대선 공선이었다는 이유로, 또 총선에서 부산·경남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이유로 산은을 이전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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