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에 사활, 기업 유가증권담보 크게 늘었다…KB국민은행 대출취급액 24%↑

시간 입력 2023-05-16 07:00:13 시간 수정 2023-05-16 0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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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 1년간 1조원 늘어
경기악화로 기업 자금조달 수요 증가 영향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시중은행이 가계 대출 대신 기업 대출을 확대한 데다 경기 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의 유가증권담보대출은 총 7조192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규모로 통계가 집계된 1999년 이래 7조원을 돌파한 건 지난해가 유일하다.

유가증권담보대출은 보통 기업이 주식과 함께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담보로 금융권에 대출 받는 상품이다. 2020년 말부터 기업이 보유한 특허권과 지적재산권도 유가증권담보대출에 포함되면서 담보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유가증권담보대출은 은행 별로 편차를 보였다. 시중은행 중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4조6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4.4% 증가했다.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곳은 2조306억원을 기록한 하나은행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383억원, 2514억원을 기록하 국민, 하나은행에 견줘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가 전년 보다 21.8% 감소했다.

은행이 취급하는 유가증권담보대출은 정식 담보가 아닌 보완적 담보 성격이 강하다. 부동산이나 동산 등 정규 담보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담보로 이용되는데 통상 융통어음, 백지수표, 비상장주식도 함께 활용된다.

은행 입장에서 유가증권담보대출은 연체나 부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주식을 처분해 상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 특성상 담보인정비율은 50% 안팎으로 높지 않다.

유가증권담보대출이 증가한 건 경기 악화가 본격화하면서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많아진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기조와 함께 경제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유가증권담보대출로 긴급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또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채권금리도 덩달아 급증해 회사채 발행 부담을 느낀기업들이 회사채 의존도를 줄이고 그 대안으로 담보대출에 눈길을 돌렸다.

아울러 은행이 가계 대출 대신 기업 대출을 늘리는 전략이 함께 맞물리면서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금융당국에서 강도 높은 규제로 가계 대출을 옥죄자 은행권에서는 기업 대출로 대출 자산을 확대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의 기업자금 대출은 571조원으로 1년 전보다 54조원 넘게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가증권담보대출은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취급돼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 자산을 늘리는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낮은 담보 인정비율에도 불구하고 기업 대출 수요가 함께 증가하면서 유가증권담보대출도 규모도 커졌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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