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2년 새 중저신용대출 공급 66.4%↓…쇠락하는 ‘포용’ 기조

시간 입력 2023-05-18 07:00:03 시간 수정 2023-05-17 17: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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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 줄인 신한은행, 4대 시중은행 중 공급 축소량 가장 높아
지난해 인뱅 3사 취급액 8.5조, 4대 시중은행보다 3배 이상 공급

4대 시중은행이 중저신용자에 실행한 대출이 지난 2년 새 66.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겠다는 포용금융 선언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020년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취급액이 10배 이상 많았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인터넷은행 3사의 30% 수준밖에 미치지 못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중은행 4개사의 중저신용대출 총 공급(취급액)은 2조8089억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말 8조3666억1500만원에서 2021년 말 4조5723억2900만원으로 45.4% 감소한 데 이어 1년 만에 추가로 38.6%가 더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른 2년 새 감소율은 66.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인터넷전문은행이 8212억4200만원에서 2조9854억2200만원, 8조4881억4900만원 등으로 지속 늘린 것과 상반된다.

이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기반한다. 업체별로는 신한은행의 공급 감소 비율이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0년 말 2조5997억2700만원에서 2021년 말 1조1855억9100만원으로 취급액을 54.4% 줄인 뒤, 2022년 추가로 50.2% 더 줄여 지난해 말 기준 취급액을 5908억5700만원까지 낮췄다. 2년 새 공급 감소율은 77.3%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중저신용대출 취급액을 1조2920억5600만원에서 7572억9300만원으로 41.4% 줄인 뒤, 1년 새 추가로 47.5% 더 줄여 지난해 말 기준 3972억100만원까지 낮췄다. 2년 새 공급 감소율은 69.3%이며 4대 시중은행 중 취급액 규모가 가장 적다.

하나은행의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개년간 연말 기준 취급액은 각각 1조7712억6100만원, 1조1086억8300만원, 7063억1200만원이다. 2년 새 감소율은 60.1%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각각 2조7035억7100만원, 1조5207억6200만원, 1조1145억3400만원을 기록했다. 2년 새 감소율은 58.8%이다.

이에 따라 4대 시중은행의 중저신용대출 총 잔액은 지난 2020년 말 약 20조2000만원에서 2021년 말 19조500만원을 거쳐 지난해 말 16조5500만원까지 줄었다.

전체 대출에서 중저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 축소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25.2%였던 중저신용대출은 그해 말 18.0%로 1개 분기 만에 7.2%포인트 하락한 뒤 지난해 말 16.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별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신한은행 18.9% △KB국민·하나은행 16.4% △우리은행 15.3% 등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급격하게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등을 이유로 중저신용대출 공급을 축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저신용자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구 4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연체 리스크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의 주요 중저신용대출 상품은 신분이나 급여 등이 비교적 안정적인 특정 직업 또는 협약기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역시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KB국민은행의 중저신용대출 주요 상품인 ‘KB무궁화 신용대출’은 경찰(해양경찰 포함) 임용예정자, 경찰청(해양경찰청 포함) 소속 정규직 공무원 및 재직기간 3개월 이상의 소속 무기계약직을 대상으로 한다.

신한은행의 ‘엘리트론’과 ‘신한S드림’은 은행 선정 업체 재직자만을 대상으로 하며, 우리은행의 ‘PPL’ 역시 연소득 3000만원 이상의 우량협약기업 임직원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하나은행의 ‘프리미엄직장인론’은 공무원, 사립 초중고교 교직원 혹은 하나은행에서 지정한 대상업체의 재직 임직원(최종 합격자 포함)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와 관련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4대 시중은행의 중저신용대출은 사실상 명목상 운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본 규모 및 연간 수조원대의 이익 창출력에 비춰보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 성향은 매우 보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실이 분석한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총자산 대비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0.9% 수준이다.

이어 그는 “4대 시중은행은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포용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은 우리 사회의 금융 생활 안전망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4대 시중은행이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보다는 금융 본래의 기능을 통한 본질적인 사회 기여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역시 “고금리로 서민들이 어려운 시기에 저신용자를 위한 지원책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말로만 포용금융을 실천한다고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겠다는 취지에 걸맞게 취급액을 늘린 결과 고객이 이동한 점도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다만 고금리 기조 속 인터넷은행의 공급 부담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4대 시중은행이 이를 분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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