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증권 부재 여파…우리금융지주, 2분기 역성장 전망

시간 입력 2023-05-25 07:00:08 시간 수정 2023-05-24 17: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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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순익 추정액, 전년 比 5.3%↓…다양한 수익구조 부족 원인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 역시 순익 악화에 영향 미칠 것

우리금융지주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여타 금융지주 실적 견인의 일등공신인 보험과 증권 계열사가 부재한 원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충당금 확보 등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까지 앞세우고 있는 만큼 한동안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반영 전 올 2분기 순이익 추정액은 9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9868억원 대비 5.3%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을 반영한 지난해 2분기 순익(9227억원)이 전체 창출 순익의 93.5%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올 2분기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 순익은 8741억원으로 추산된다.

여타 주요 금융지주의 전년 동기 대비 순익 성장률이 하나금융 17%, KB금융 3% 등으로 전망되는 것과 상반된다.

이는 보험, 증권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부재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새롭게 도입된 신국제회계제도(IFRS17)에 따라 보험 계열사의 실적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물론 증권 계열사 역시 증시 회복에 따라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해당 계열사들의 실적 증가는 고스란히 그룹 전체의 순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카드, 캐피탈, 자산신탁, 종합금융 등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 주요 계열사인 보험과 증권 포트폴리오가 부재하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비은행 기여도는 10.7%로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에서 8595억원, 비은행 자회사 13곳(우리벤처파트너스 1분기 편입으로 제외)에서 1029억원 등 총 9624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연결조정 절차 등을 반영하지 않고 각 사 그룹 연결 대상 재무제표 기준 순익을 단순 합산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여타 금융지주의 경우 △KB금융 40.9% △신한금융 37.0% △하나금융 17.1% △NH농협금융 32.3% 등의 비은행 기여도를 기록했다.

이에 우리금융지주는 올 1분기 순익 기준 5위로 밀려난 상태다. 올 1분기 우리금융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반영 순익은 9113억원으로 9471억원을 시현한 NH농협금융에 밀렸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우리금융이 8390억원, 농협금융이 5963억원을 기록했었다.

3위를 기록한 하나금융의 올 1분기 순익은 1조1022억원으로 우리금융과의 격차는 지난해 1분기 634억원에서 올 1분기 1909억원으로 늘었다.

때문에 우리금융은 보험, 증권 등의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단점을 해소하고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의 매물 탐색에 보다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그룹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지속 높이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수립했다”며 “증권, 보험 등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그룹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비어있는 수익구조를 채우는 등 위기 속에서 더 큰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24일 취임사를 통해서도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를 위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할 것”이라며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포트폴리오 확충이 단기간 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가 우리금융이 리스크 관리를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올해 실적 악화는 예상된 수순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 담당 부사장(CFO)은 “다양한 리스크를 조기 진단하고 미리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라며 “금리상승으로 건전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상황 악화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역시 “당분간 불확실성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 속 작년 하반기부터 그룹 경영 추진 전략을 리스크 관리 체계로 전환했다”며 “건전성 관리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영진이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인데 올 1분기 우리금융의 충당금 전입액은 예상보다 적었다”며 “이에 향후에는 선제 충당금 적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손비용률은 전년 대비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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