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위축에 ‘3.5%’ 기준금리 3연속 동결…인상 압력은 여전

시간 입력 2023-05-25 16:57:42 시간 수정 2023-05-25 16: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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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14개월만에 3%대 하락…한은 전망치 ‘부합’
수출 부진·중국 리오프닝 파급효과 미미…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금리 인상 싸이클 종료 기대 확산…미 연준 결정 주요 ‘변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번 연속 3.5%로 유지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조금씩 축소되고 있는 반면 수출 부진과 경기 위축이 지속돼 금리를 동결해 ‘경기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뒀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양상이다.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조정 없이 동결한다고 밝혔다.

◆ 대내외 무역 조건 악화…물가보다 ‘경기’ 무게

한은이 세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동결한 건 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크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청의 통관실적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무역수지(수입-지출)는 마이너스(-) 43억400만 달러로 15개월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예상과 달리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미미했던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줬다. 중국이 올 초 봉쇄령을 해제하고 경제 활동 기지개를 켜면서 대(對) 중국 수출 역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내수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어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에 미치는 효과는 적었다. 실제 이달 들어 대중국 수출은 작년보다 23.4% 감소했다.

암울한 경제지표와 함께 국내 경기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 직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하반기에는 대외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기 반등, 중국 경제 파급영향이나 선진국 경기흐름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기준금리 ‘3.5%’ 정점 찍었나…한은 “연내 인상 옵션 최대로 열어둬야”

한은이 세 번 연속 금리를 동결하자 통화긴축 종료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낮아지면서 다소 진정되는 와중에 무리하게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에 미칠 여파가 커지기 때문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반등세도 미약하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경기 위축 위험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지난달 통화 긴축 완화를 시사하자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달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최종금리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내달 금리 동결 관측이 우세하고 있다.

물가나 금융 안정 등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한은 입장에선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이 총재는 이같은 금리 인상 중단 기대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뒀다”며 세 번 연속 금리 동결로 ‘금리 인상 싸이클’ 종료가 사실처럼 굳어진 데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이어 “최종 금리 이슈에 대해 금통위원 6명 모두 3.75%까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연내 인하 관련 시장 반응 역시 과도하다는 의견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리 인상 옵션을 최대한 열어두면서 향후 물가 상승 경로나 주요국 통화정책 변수에 따라 면밀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현재 금리를 3%포인트 이상 올린 상태에서 실제 물가나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성급하게 결정하는 것보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지 또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인상할지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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