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세계 3대 AI 학회 채택 논문 2759건 전수 조사
구글·MS 등 미국 빅테크 상위권 싹쓸이…중국 화웨이, 텐센트 등도
상위 20개 기업 중 한국은 단 두 곳…삼성 17위·네이버 18위
논문 채택 국가별 기업 비중, 한국 4.4%…민간기업 15곳에 그쳐
네이버 초거대 AI 플랫폼 ‘하이퍼클로바’ 세계 7위 평가 ‘주목’
‘챗GPT’발 ‘생성형 AI(인공지능)’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성과 네이버 등 국내 민간 기업의 AI 연구개발(R&D) 경쟁력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3대 AI 학회의 민간기업 AI 논문 채택 건수 상위 10위까지 구글, MS, 화웨이 등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싹쓸이 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과 네이버가 상위 20위권에 겨우 턱걸이 했을 뿐이다. 특히 국내 민간기업의 AI 논문 채택수는 구글 한 개 기업의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네이버의 초거대AI 플랫폼인 ‘하이퍼클로바’가 파라미터(매개변수) 기준으로 세계 7위, 학습비용 대비 성능 효율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는 ‘한국형 AI’의 개발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중국 등처럼 한국도 범 국가 차원의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올 5월 12일 현재 글로벌 3대 AI 학회에 채택된 AI 관련 논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학회는 민간기업 338개사의 총 2759건의 논문을 채택했다. 구글이 541건(19.6%)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이어 MS(267건), 메타(211건) 등이 2, 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4, 5위는 아마존(156건), IBM(118건) 등이 차지해 상위 5위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싹쓸이 했다. 이어 6위부터 8위까지 화웨이(114건), 텐센트(86건), 알리바바(63건) 등 중국 기업들이 순위를 이어갔다.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와 애플이 9위와 10위에 랭크됐다.
국내 기업의 3대 AI 학회 채택 논문 수는 총 106건으로, 가장 많은 논문이 채택된 구글의 19.6%에 불과했다. 이중 삼성이 32건, 네이버는 28건의 AI 논문이 채택돼, 각각 17위, 18위를 기록했다. 특히 향후 검색시장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빅테크들과 본격적인 AI 대결을 펼쳐야 하는 네이버의 AI 논문 채택 수는 구글의 5%에 그쳤다.
글로벌 3대 AI 학회는 구글 스콜라(Google Scholar)가 발표한 엔지니어링&컴퓨터 과학학회 중 AI 관련 학회 상위 3곳으로 △ICLR(표준학습국제학회) △NeurIPS(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 △ICML(국제머신러닝학회)를 말한다. 이들 3대 AI 학회에 채택된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국내 민간 기업의 AI 기술경쟁력이 글로벌 빅테크와는 큰 격차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AI 패권경쟁이 한창인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상위 톱10을 양분했다. 3대 AI 학회에 논문이 채택된 기업의 국적을 조사한 결과, 미국 140개(41.4%), 중국 59개(17.5%)로 전체의 60% 가량을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15개(4.4%)의 기업이 3대 학회에 논문이 채택돼 국가별로는 6위를 기록했지만, 미국, 중국과 격차가 워낙 컸다.
AI 투자액에서도 한국은 세계 6위에 그쳤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AI 인덱스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민간기업의 AI 투자액은 474억 달러로 가장 컸고, 이어 중국(134억 달러), 영국(44억 달러), 이스라엘과 인도(32억 달러), 한국(31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의 AI 연구개발 경쟁력이 글로벌 빅테크들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고, 전체 AI 투자규모도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 대비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과 네이버가 AI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삼성과 네이버가 3대 AI 학회 채택 논문수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LG(17건), 에이아이트릭스(10건), 카카오( 6건), 크래프톤(3건) 등도 복수의 논문이 3대 AI학회에 채택됐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의료 AI 기술 전문 기업으로, 환자 응급상황 예측 솔루션인 ‘바이탈케어’를 개발했다.
또한 국내 기업중에 이들 학회에 논문이 인용된 수는 삼성(102건), 에이아이트릭스(65건), 네이버(56건), LG(26건), 크래프톤(20건), 카카오(12건) 등으로 집계됐다. 인용 기준은 구글 스콜라에서 해당 논문 검색 시 기재된 인용 수를 합한 값이다.
이외에도 국내 AI 관련 특허 등록 수는 삼성전자가 217건으로 가장 많았고, 구글(174건), 스트라드비젼(118건), 네이버(114건), LG전자(112건), SK텔레콤(75건), 인피닉(57건), 바이두(5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스트라드비젼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9년에 11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한편,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국내에서도 초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는데,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가 파라미터 수 및 학습 비용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치를 기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출시된 LLM 32개 중 네이버 하이퍼클로바는 파라미터 수 기준으로 세계 7위, 학습비용 100만 달러 미만 LLM 중에서는 성능 효율성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또한 네이버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LLM 자체 논문을 NPL(자연어처리) 학회중에 하나인 EMNLP에 정규 논문으로 발표했고, 관련 기술을 두자리수 이상 ML(머신런닝), NLP 학회에 정규 논문으로 발표하는 등 초거대 AI 분야에서 기술력, 신규성, 원천성을 인정 받았다. 특히 네이버는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초거대 AI 서비스 운영 경험을 갖고 있으며, 실제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국내 500여개 스타트업과 함께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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