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거점 점포 ‘축소’ 분위기에도 수도권 ‘유지’ 이유는

시간 입력 2023-06-09 07:00:03 시간 수정 2023-06-08 18: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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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광주銀 제외한 나머지 거점 점포 줄이고 수도권 점포 확대·유지
비대면 금융 확산·지역경기 침체 영향
지역점포망 활용한 자체 경쟁력 확대 방안 검토해야

최근 지방은행이 지역 거점 점포는 축소하는 반면 수도권 점포는 소폭 늘리거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금융 거래 확산으로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지역 경제마저 활력을 잃고 있어 수익성 강화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북·광주은행을 제외한 지방은행 3곳(BNK부산·경남·DGB대구)은 전년 동기보다 거점 지역 지점 수는 줄이는 대신 수도권 지점은 추가하거나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지방은행별로 보면 경남은행은 거점 지역 지점 수는 줄였지만 수도권 지점 수는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 경상남도와 울산에 각각 85개, 26개 지점을 보유했으나 이듬해 81개, 25개로 각각 축소됐다. 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서울과 경기도에는 지점이 각각 4개로 변동 없었다.

대구은행도 같은 기간 경북과 대구지역 지점 수는 128개에서 123개로 축소됐지만 수도권 지역 점포 수는 8개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를 유지했다.

부산은행은 거점 지역 점포 수는 유지한 반면 수도권 지점은 늘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부산·울산광역시와 경상남도 지점 수는 136개로 동일했지만 수도권의 경우 경기도에 1개가 추가돼 총 1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JB금융지주 계열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만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이들은 거점 지역 지점 수와 수도권 지점 수가 모두 일제히 감소했다. 전북은행의 경우 전라북도 지점 수가 2022년 1분기 55개에서 2023년 1분기 52개로 3곳이 줄었고 수도권 지점도 3곳 감소한 11개로 집계됐다.

광주은행 역시 같은 기간 거점 지역 지점 수는 4개, 수도권 지점 수는 3개 축소됐다.

지방은행이 거점 지역 지점 수를 축소하는 것과 달리 수도권 지점을 확대하거나 유지하는 건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은 이유가 크다. 실제 지난달 31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경제 전반 성장률이 저하되고 있는 와중에 수도권과 지방간 편차가 더욱 커져 지방에 특화된 지방은행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됐다.

게다가 비대면 금융 거래 확산에 따라 거대 플랫폼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지방은행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지방은행은 수도권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은행의 경우 올해 하반기 수도권에 금융엽업센터를 신설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며 대구은행은 올초 경기도 성남시에 기업 특화 금융센터를 개점해 영업망을 강화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만 지방은행 중에서 수도권에 금융센터가 없기 때문에 하반기에 금융센터 개소를 검토 중”이라며 “시중은행에서 퇴직한 인력을 수도권 영업망에 배치해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방은행은 지역밀착형 관계형 금융이라는 강점이 있는 만큼 거점 지역에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강점을 활용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역점포망을 활용한 혁신금융서비스 모델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지방은행도 관계형 금융의 강점을 활용한 일본 지방은행처럼 지역상사를 추진하거나 지방 소상공인을 위한 마이데이터 활용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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