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예정된 최종 금리공시 이날로 연기
청년·비대면 강점 지닌 인뱅은 불참 선언
팔수록 손해보는 역마진 우려…당국은 사회공헌 강조

14일 은행별 청년도약계좌 금리가 최종 공시된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청년 중 개인소득 연 7500만원 이하와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5년 만기 상품이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윤석열 정부의 역점사업인 청년도약계좌가 시행 전 조율과정에서부터 삐걱대고 있다. 금리 책정을 두고 은행권과 당국이 이견을 보였고, 청년층을 주 고객으로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은 불참을 선언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5일 출시되는 청년도약계좌의 은행별 최종 금리가 이날 공개된다. 당초 예정된 최종 공시일은 지난 12일이었나, 1차 공시 금리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진 까닭이다.
앞서 지난 8일 1차 공시에서 청년도약계좌에 참여하는 12개 은행 중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연 4.5%)을 제외한 10개 은행이 모두 기본금리 3.5%를 제시했다. 2024년 참여 예정인 SC제일은행은 금리를 공시하지 않았다.
◇기대 못 미친 금리…청년 목돈 형성 취지 무색
특히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같은 수준의 소득 우대금리(0.5%)와 은행별 우대금리(2.0%)를 공시했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최대 연 6% 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문제는 최대금리를 받기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가입자는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해당 은행의 급여이체통장을 개설하거나 카드 결제 실적을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은 자사의 알뜰폰서비스 요금제 사용을 조건으로 넣기도 했다.
이 같은 은행권의 금리 책정에 금융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년의 자산형성을 돕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상당 수준의 지출이 강제됐기 때문이다. 1차 공시 금리 수준이라면 5년간 5000만원을 모으지 못하는 청년이 대다수일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청년도약계좌 협약식에서 “은행들이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으나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것은 가장 의미 있는 사회공헌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청년도약계좌 안착을 위해 끝까지 관심과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종 공시까지 미루며 나온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은행권에서는 수익성을 생각하기보다 사회공헌 측면에서 접근하라는 의도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청년 주 고객층 ‘인뱅’ 불참…반쪽짜리 출발 지적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청년층을 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인터넷은행 3사는 이번 청년도약계좌 출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 은행의 2030세대 비중은 현재 카카오뱅크가 47%, 토스뱅크는 50%, 케이뱅크는 55%로 전체 고객의 절반 수준이다.
당국은 청년도약계좌 운영 계획을 수립할 때부터 인터넷은행들의 참여를 기대해왔다. 비대면 중심으로 운영키로 가닥을 잡으면서 해당 서비스에 강점을 지닌 인터넷은행의 역할이 클 것이라는 희망에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역시 지난달 ‘청년도약계좌 운영 사전 점검회의’에서 “청년도약계좌는 중장기 자산형성 상품으로 비대면 중심으로 가구소득을 확인하는 등 청년 자산형성의 효과성과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며 비대면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들은 청년도약계좌 운영 과정에서 대면 업무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를 확인하는 작업이나 특별중도해지 관련 업무 등을 비대면으로 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인터넷은행은 청년도약계좌보다 운영이 복잡한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비대면으로 처리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같은 이유로 지난해 출시된 청년희망적금도 취급하지 않았다.

12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협약식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왼쪽 세번째부터)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시중은행 대표들이 서명한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행권 입장 차…배경은 수익성?
청년도약계좌 금리 산정 갈등과 인터넷은행의 불참 모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부터 시작됐다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자칫하단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내세운 청년도약계좌의 만기는 5년으로 가입 후 3년은 고정금리, 이후 2년은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동결 흐름을 이어가고, 내년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커진 상황에서 고정금리 의무 기간은 은행권에 부담이다.
치솟는 연체율도 은행권이 청년도약계좌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0.33%로 전년 동기 0.22%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막대한 규모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예대율 관리가 문제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예대율은 70~80%대로 90대 후반을 기록 중인 시중은행들보다 낮다. 토스뱅크는 44.5%로 1년 전(14.6%)보다 크게 늘었지만, 타행 대비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경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이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관리는 물론, 수신 구조도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행 과정에서 금리 산정을 놓고 발생한 은행권과 금융당국 갈등은 어느 정도 봉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시중은행은 청년도약계좌 기본금리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최고금리를 제공하는 특정 은행에 가입자가 몰리지 않도록 은행권은 금융당국에 가입자 수 상한을 요청한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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