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사 원화유동성비율 418%…전년比 19.2%p↑
업황 악화에 ‘현금 보따리’ 늘린 카드사…1년 새 49%↑
신한카드, 개선폭 가장 커…삼성카드는 유동성비율 낙폭 ‘최대’

지난해 들어 일제히 하락했던 카드사들의 유동성 지표가 올해 들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카드사들이 현금 확보에 주력하며 유동성 지표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카드의 경우 원화유동성비율과 90일 커버리지 등 카드사들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 삼성카드, 원화유동성·90일 커버리지 모두 ‘100%p대’ 감소
2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원화유동성비율은 418.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99.0%) 대비 19.2%p(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원화유동성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에 대해 금융사가 지급할 수 있는 원화 자산의 보유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유동성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전체 카드사 가운데 원화유동성비율 개선폭이 가장 큰 곳은 신한카드였다. 올 1분기 기준 신한카드의 원화유동성비율은 462.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76.6%) 대비 86.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뒤를 이어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가 각각 412.3%, 402.4% 등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1%포인트, 48.5%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이밖에 하나카드(344.4%)와 롯데카드(459.3%)가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대의 개선세를 보였다. 현대카드의 경우에는 436.1%에서 440.6%로 4.5%포인트 가량 소폭 오르며 한 자릿수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원화유동성비율이 전년 대비 떨어진 곳은 삼성카드가 유일했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100%포인트 이상의 큰 낙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유동성 지표인 90일 커버리지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90일 이내 만기도래 차입 부채 대비 즉시 가용 유동성 자산을 얼마나 보유했는지를 나타낸다. 업계에서는 90일 커버리지 수치가 낮을수록 단기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90일 커버리지 역시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수치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롯데카드가 109.5%에서 156.1%로 46.6%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뒤를 이어 신한카드가 128.7%에서 165.6%로 36.9%포인트 가량 개선됐다.
다만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올 1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90일 커버리지는 전년 대비 17.5%포인트 하락한 203.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90일 커버리지는 1년 사이 10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삼성카드의 올 1분기 기준 90일 커버리지는 208.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55.8%) 대비 147.8%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 금융당국은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업계의 원화유동성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한시적 완화했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유동성 자산이 줄면서 비율을 맞추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당초 이와 같은 조치는 지난 3월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당국은 이달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향후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건전성 제도를 정비하는 등 잠재리스크에도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카드사 현금 및 예치금 4.5조…카드사, 리스크 관리 주력
유동성비율의 경우 카드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카드사의 경우 자본금 규모가 크지 않고,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 조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기본적인 영업이 되지 않을 뿐만 수익성마저 감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현금 보유량을 늘리며 유동성 리스크에 주력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1분기 7개 카드사의 현금 및 예치금은 4조51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3조378억원) 대비 48.63%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신용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들어 카드사들이 신규 투자보다는 가급적 현금 확보에 주력하는 등 리스크 관리 정책을 진행하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이에 따라 카드사별 현금 예치금 보유량도 증가하며 유동성이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금 운용이 원활하게 되지 않은 것이 카드사들의 유동성 지표 제고에 영향을 미친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서 교수는 “지난해 카드사들의 경우 현금 확보에 상당한 노력을 해 왔다”며 “특히 자금 조달 코스트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채권 발행을 많이 진행하며 자금을 조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자금을 수익성이 높은 곳에서 운용하려 했으나, 올해 같은 경우 대체적으로 카드론 규제 및 연체가 심화되며 오히려 자금에 대한 운용이 제한받고 있는 것 같다”라며 “특히 할부금융 같은 경우 수수료가 높은 만큼 수요가 떨어지면서 조달한 자금들이 원활하게 운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유동성이 오히려 제고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또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카드사들은 FRN(변동금리부채권)과 장기 CP 등 대체 장기 조달원 확보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채권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조달시장 환경 추가 저하 가능성에 따른 유동성 지표의 저하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은 올해 중 카드사의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카드사의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살핀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를 철저히 대응하도록 지시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전채 발행시장 동향 및 카드사의 유동성 상황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관련 유동성 리스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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