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338조…은행 비중은 51%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운용실적 경쟁 심화
수익률은 증권사가 압승…머니무브 현상 우려도

다음 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이 분주하다. 시장 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만, 증권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338조3676억원으로, 이 가운데 174조9013억원(51.3%)이 은행을 통해 가입됐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IBK기업은행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이 35조733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32조5797억원), 하나은행(28조3493억원), 기업은행(22조6629억원), 우리은행(20조8755억원), 농협은행(18조6603억원)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동안 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데는 ‘노후대비’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인식 때문이다. 노년기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수요가 은행으로 몰린 것이다. 회사 주거래은행으로 가입한 후 묵혀두는 경향도 강했다.
그러나 미래 고객으로 꼽히는 2030세대의 인식은 달랐다. 이들은 안정성보다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적극적인 연금 운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최근 발간한 ‘MZ세대 연금제도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 응답자 2778명 중 70.2%가 ‘퇴직연금 최근 5년간 평균 수익률 1.96%는 낮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또 52.0%가 퇴직연금·개인연금 투자 대상으로 가장 관심 있는 자산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꼽았다.
현재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증권사에 비해 저조하다. 올해 1분기 기준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4곳의 DC형 수익률이 3%를 넘겼지만, 은행은 단 한 곳도 넘기지 못했다. IRP 수익률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되면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DC형과 IRP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으면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한 방식으로 상품을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하반기부터 디폴트옵션 승인을 받은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 순위도 공개할 계획이다.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최근 퇴직연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 디폴트옵션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연달아 개최해 고객 유치를 이어가는 한편, 전담부서 설립과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상담센터 확충 등으로 서비스 질도 높여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 비중이 높은 은행업권 특성상 타 업권 대비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면서도 “은행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개인 맞춤형 상품 출시 등 고객 유치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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