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데이터거래소 79%는 카드사가 차지
롯데카드, 공급자 순위 5위→1위로 ‘종횡무진’
하나카드, 상품 등록수 881개…4월比 961%↑
본업 경쟁력 잃은 카드사…신규 먹거리 확보 열중

국내 카드사들이 데이터 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간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이 선점경쟁에서 나서며 우위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롯데카드와 하나카드가 두각을 보이며 신규 강자로 올라선 모양새다.
카드사의 경우 신용판매 및 신용대출 등을 본업으로 삼고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맹점 수수료 감소로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된 데 이어, 장기카드대출 DSR 적용 등에 따라 신용대출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데이터 사업을 신규 먹거리로 인식하고 사업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롯데·하나카드, 시장 내 상위권으로 등극…롯데카드 상품 등록수 1000개 돌파
22일 금융보안원에 따르면 20일 기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데이터 상품은 총 7018개, 참여 기업은 114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데이터 상품 개수는 5576개로, 전체 중 79.45%를 차지했다.
카드사의 데이터 상품은 지난 4월 중순(18일)만 하더라도 3591개에 불과했으나 2개월여 만에 55.28% 증가했다. 이와 같은 증가세는 롯데카드와 하나카드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카드의 상품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날 기준 하나카드의 데이터 상품 수는 지난 4월(83개) 대비 961.45% 급증한 881개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하나카드는 데이터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자 데이터 상품 등록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대부분의 카드사가 데이터와 관련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카드 역시 향후 새로운 수익원이 될 데이터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관련 역량을 키우고자 데이터 상품 등록을 진행했다”며 “향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원큐페이를 종합생활금융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롯데카드의 경우 300%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날 기준 롯데카드의 데이터 상품 수는 지난 4월(220개) 대비 370.91% 늘어난 1036개로 집계됐다. 이는 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 2020년 5월 금융데이터거래소 개소 이후 카드업계에서 1000개를 넘어선 것은 롯데카드가 처음이다.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마트 및 롯데백화점 등과 연계해 제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의 카드 결제 데이터 및 롯데그룹 유통 채널에서 어떤 품목의 물품을 얼마나 구매했는지 파악 가능하다. 이와 같은 차별점을 통해 관련 데이터 구축이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원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롯데카드는 고객이 롯데그룹 유통사에서 결제한 품목 정보를 1000여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해 파악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과 브랜드, 가맹점 등 활용 가능한 정보를 확보 중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스타트업 등이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마케팅 전략 구축 등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근 한 달간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많은 데이터를 무료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의 경우 유통 가맹점 소비가 많은 30~50대 고객 비중이 높은 편인 만큼, 이러한 강점을 살린 데이터로 보다 정교한 유통/소비 트렌드를 파악이 가능해 많은 소상공인과 기업이 비즈니스 운영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롯데카드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공급 중인 데이터는 △회원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 최신 소비 트렌드 △지역별/성별/연령별 소비 패턴 △업종별 소비 트렌드 △지역별 상권 평가 데이터 △업종별 재구매율 데이터 △유통/쇼핑 소비 데이터 등이다.
이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데이터는 △유통 업종(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편의점) 카드소비트렌드 데이터(1만3491회) △서학/동학개미의 소비 및 투자 현황 분석(1만3571회) 등이다. 해당 데이터는 각각 거래소 주간 인기 상품 순위 1위와 4위, 월간 인기 상품 순위 3위와 8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카는 관계자는 “소비 데이터가 소비자와 최신 트렌드에 대해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보여주는 만큼 롯데카드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비용 부담 없이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공개에 앞장서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당사가 보유한 양질의 데이터로 더 많은 이들을 위한 포용적 데이터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 본업 경쟁력 잃은 카드사, 데이터 사업에 드라이브 건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가 약진하며 공급자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지난 4월 롯데카드의 상품 개수는 8개 카드사 중 5위 수준에 불과했으나, 2개월 만에 상품 개수를 800여개 가량 늘리며 1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는 6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지난 2020년 5월 금융데이터거래소 개소 이후 1위 경쟁을 이어가던 신한카드는 이달 들어 3위로 하락했다. 이달 기준 신한카드의 데이터 상품 등록 개수는 838개로 집계됐다.
이밖에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 역시 각각 4, 5위로 하락했다. 앞서 올해 초 우리카드의 등록 상품 수는 249개에 불과했으나, 4월 들어 729개로 늘더니 6월에는 820개로 늘어났다. KB국민카드 역시 올 초 100개에서 4월 705개까지 증가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788개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개소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신한카드와 1위를 다투던 삼성카드는 지난 4월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약진에 따라 4위로 하락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6위까지 떨어졌다. 다만 지난 4월 619개에 그치던 삼성카드의 등록 상품 수는 이달 728개로 17.61% 증가했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데이터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은 카드사 본업에서의 경쟁력이 약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판매와 대출사업 등에서의 수익창출에 한계를 느낀 카드업계가 수익 다각화의 일환으로 데이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와 대출사업에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자 수익 다각화 및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데이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당장 데이터 판매 수익은 크지 않지만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며, 앞으로도 카드사들의 데이터 사업에 대한 관심과 확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업권을 둘러싼 환경이 불안정하고 본업에서 수익성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데이터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카드사들은 데이터를 쌓고 관련 역량을 키우고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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