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에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만장일치 동결
물가 2% 예상 경로 부합…수출부진·금융 불안 등 고려
가계대출 상승세…이 총재 “가계부채 예상 밖 증가시 금리 등으로 대응”
금통위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최대한 열어둬야”

한국은행이 올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예상대로 상승폭이 둔화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금리를 올려 시장에 충격을 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수출 감소 등 경기 부진과 새마을금고 부실 위험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동결에 힘을 실었다.
다만 감소세로 돌아섰던 가계부채가 최근 심상치 않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상당 기간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지난 2·4·5월에 이어 이달 기준금리를 3.5%로 조정 없이 유지한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 둔화세 지속…금통위 만장일치 ‘동결’
네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로 물가상승률 둔화가 꼽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를 기록했다. 그간 경직적이었던 근원 물가상승률 역시 6월 중 3.5%로 전월 3.9% 대비 하락했다.
경기 부진과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불거진 금융 불안정성도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한 요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초 수출액이 13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8% 감소해 지난해 10일 이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상반기는 수출 부진 완화 등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소폭 오르겠지만 하반기는 중국의 더딘 회복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잠잠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도 최근 다시 대두됐다.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로 새마을금고 일부 법인에서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뱅크런’ 조짐이 감지된 것이다.
현재 정부와 금융기관의 합동 대응으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일부 비은행 기관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어 무리하게 금리를 올려 시장에 충격을 주는 일에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가계부채·미 연준 결정…금리 결정 변수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조치와 주택 매매 가격이 회복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통화정책 결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부채 규모가 감소 흐름을 보였지만 4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6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7조원 급증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에서도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했다”며 “지금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3% 이상으로 돼 있는데 이 비율이 계속 늘어난다면 우리 경제에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더 키울 수 없다는 것이 뚜렷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경우 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총재는 “지금 가계부채가 하향 국면으로 가고 있는데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크게 늘어난다면 금리뿐만 아니라 거시건전성 규제를 당시 강화한다든지 이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놔야 된다고 금통위원 모두가 공감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통화정책도 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다. 지난달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금리 인하 기대를 일축한 상태다. 내달 미 연준이 추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한·미 금리 역전차는 1.75%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확대될 수 있다.
이 총재는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하기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 추가 긴축 정도와 국내 외환부문 영향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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