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관리 나선 시중은행 ‘대기업 대출’ 집중…하나은행 증가폭 최대

시간 입력 2023-08-04 07:00:05 시간 수정 2023-08-03 17: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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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기업대출 늘고 가계대출 줄고
대기업 대출 14.0% 증가한 128조원
하나은행, 반기 만에 대기업 대출 32% 급증

국내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성장을 이어갔다.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우량 차주를 발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대출 성장세가 가장 큰 곳은 하나은행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상반기 원화대출금 잔액은 1190조5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9%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대출 증가세는 기업대출이 견인했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16조83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638조6770억원으로 3.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559조6450억원에서 548조1590억원으로 2.1% 감소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대기업 대출은 127조91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0%(15조7479억원) 늘었다. 이는 506조8160억원으로 1.2%(6조540억원) 증가한 중소기업 대출보다 10조원 가까이 더 늘어난 수치다.

대기업 대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25조9350억원으로 반기 만에 32.0% 급증했다. 이는 올해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은행 본업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6조8540억원에서 11.5% 증가한 41조920억원으로 4개 은행 중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33조8140억원, 27조760억원으로 각각 8.3%, 10.8% 증가했다.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영향으로 채권 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금리 하락 등 여건 개선으로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121조8016억원)가 1년 전보다 26.7% 늘었음에도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관측이다.

또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취약 차주가 늘고,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정책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점도 은행이 기업대출에 집중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상대적으로 우량 차주로 꼽히는 대기업 대출을 늘려 건전성 관리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말 기준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국민은행 0.06%, 신한은행 0.11%, 하나은행 0.07%, 우리은행 0.02% 등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국민은행 0.26%, 신한은행 0.32%, 하나은행 0.36%, 우리은행 0.34%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상반기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되는 환경이 지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에 힘을 쏟았다”며 “각 은행에서 전담 조직 신설 등으로 기업금융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기업대출 위주의 여신 성장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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