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중기대출 ‘우량기업’ 쏠림 여전…상생금융 상반된 행보 눈길

시간 입력 2023-08-18 07:00:14 시간 수정 2023-08-18 06:29:46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금리 6% 미만 우량 중소기업대출 비중 80% 육박
가계대출 감소로 우량 중소기업 대상 대출 영업 강화 영향
신용도 낮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 소수점에 그쳐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영업에서 ‘우량기업 쏠림’ 현상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이 커진 데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여신건전성이 악화하자 관리가 수월한 우수 중소기업에 시중은행들의 영업력이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중소기업과 취약차주 등 금융지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상생금융과는 다소 상반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5~6% 미만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79.8%로 집계됐다. 초우량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4~5% 미만 비중은 36.2%에 달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하나·신한·NH농협·우리은행)기준 1~3등급 이내 신용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신용대출 금리는 5% 내외에 해당한다.

5% 미만 중기대출 비중은 2010년 이후로 꾸준히 상승했다. 2010년 33.6%로 절반이 채 안 됐지만 2014년 기점으로 70%를 초과한 뒤 △2019년 91.4% △2020년 96.4% △2021년 97% △2022년 71.2%로 우량 중소기업 쏠림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부터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5우량 중기대출 비중이 높은 건 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리스크가 적은 우량 중소기업 대상 대출 영업에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금리 인상기를 거치면서 은행이 보유한 대출 자산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계대출 감소에 따라 기업 대출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우량 중소기업 대출 비중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 경로가 폭 넓은 대기업과 달리 주로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중소기업 시장은 은행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의 경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강조하며 기업금융 시장 공략 확대를 선포하고 중소기업 특화점포를 개설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타 은행도 올 초 조직개편을 단행해 기업대출 영업 강화에 나섰다.

다만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대출 장벽은 여전히 높다. 지난 6월 기준 금리 9% 이상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0.7%로 1.1%를 기록했던 올해 1월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쭉 소수점에 그칠 정도로 미미하다. 연체율이 높고 리스크 부담이 큰 비우량 중소기업 대출은 꺼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에서 강조한 상생금융과도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올 초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 ‘중소기업·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차주가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도록 금융권이 적극 도와줌으로써 장기적으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리스크 관리와 상생금융을 함께 강조하고 있는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금융 지원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금리를 인하하거나 우대 상품을 공급하는 등 다소 상충되는 두 사안을 균형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